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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용현지 “언젠가 나의 시간은 온다”…포커페이스 승부사

등록 2023-11-22 10:01수정 2023-11-22 16:05

LPBA 하이원리조트배 당찬 각오
용현지는 실력과 멘털 면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PBA 제공
용현지는 실력과 멘털 면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PBA 제공

용현지의 기세가 매섭다. 시즌 2차 투어 준우승, 최근 3개 투어 연속 8강행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없는 포커페이스에서 승부사 기질이 엿보인다. 아직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22살의 ‘미래권력’은 조용히 자신의 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올 시즌 매 투어 우승후보로 지목되는 용현지(하이원리조트)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운명을 시험한다. 무대는 22일부터 9일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2023~2024 피비에이-엘피비에이 7차 투어. 프로무대 초기부터 활동했지만 아직 우승컵이 없는 그는 후원사 대회에서 정상을 조준한다.

용현지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기다리고 소원한다. 이번에 꼭 정상에 오른다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올 시즌 강력해진 경기력 탓이다. 그는 “하루 6시간 이상 연습하고, 기본기를 다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언가를 특별히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용현지. PBA 제공
용현지. PBA 제공

딱 하나 자신감과 ‘질 것 같지 않다’는 마음가짐은 달라진 요소다. 그는 “어떤 공이 와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지고 있어도 ‘5점 치고 10점 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과거 멘털이 약한 선수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제 훌훌 털어버렸다. 속으로는 긴장도 많이 하지만 겉보기에는 “깡이 좋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티가 안 나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당구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운도 따라야 한다. 직전 5차 투어 NH농협카드배 8강전을 돌아봐도 금세 알 수 있다. 용현지는 당시 8강전에서 최혜미(웰컴저축은행)에 1-3으로 완패했다. 8강전 애버리지 0.629는 NH농협카드배 웰뱅톱랭킹상(애버리지 1.923)을 받은 용현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록이었다.

용현지는 “혜미 언니가 그날 워낙 잘 쳤다.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면 공도 잘 안 선다. 이런 기세를 ‘칼이 좋다’고 표현하는데, 그날 혜미 언니의 칼은 막을 수 없었다”고 했다. 실제 최혜미는 용현지 고비를 넘긴 뒤 날카로운 샷으로 정상까지 올랐다.

패배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용현지는 “핑계는 대기 싫어서 말하지 않았지만, 담이 걸려 잠도 못 자고 목을 돌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경기했다.(웃음) 테이블 컨디션을 빨리 파악하지 못한 것도 패인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용현지는 올 시즌 달라진 점을 언제나 뒤집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꼽았다. PBA 제공
용현지는 올 시즌 달라진 점을 언제나 뒤집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꼽았다. PBA 제공

이번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은 미세한 실수도 하고 싶지가 않다. 후원사 대회라 더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대회 장소에 빨리 내려와 적응하고 있다. 환경이 바뀌어 연습량이 충분하지 않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기 이틀 전부터는 즐기던 필라테스도 안 하지만, 이번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서 몸의 템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제는 뜻대로 되지 않고,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은 당구에서 어떻게 우승의 기운을 끌어오느냐다.

용현지는 “늘 준비를 하는 이유는 운이 왔을 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급하면 실수한다. 잘하려고 욕심을 낸다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타이밍이 맞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2001년생으로 ‘행복 에너지’가 넘치는 용현지는 나이보다 훨씬 옹골차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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