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범(27·KRA) 6일 새벽(한국시각) 유도 남자 무제한급 결승에서 이란의 세이드 마모드레자 미란 파샨디와 맞서 연장 49초 만에 발뒤축걸기 유효를 따내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금4·은5·동3…목표 초과
일본 추락…중국 급성장
일본 추락…중국 급성장
한국유도가 종주국 일본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6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마지막날 무제한급에서 김성범(27·KRA)이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유도는 나흘 동안 금4, 은5, 동3개를 수확했다. 남자부에서 2개 정도의 금메달을 예상했던 목표를 크게 뛰어넘었다. 4년 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따낸 금4, 은5, 동5개에 못지 않는 성적이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100점 만점에 99점”이라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날개없이 추락했다. 일본은 2004 아테네올림픽 금 8개,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금 7개의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에서 16개 전체급을 석권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금4, 은3, 동9개로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뒤졌다. 안 감독은 “일본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소 자만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성장은 위협적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금5, 동4개로 사상 처음 종합 1위에 올랐다. 특히 여자부에서 8체급 중 5체급을 휩쓸어, 4체급이나 결승에 오르고도 모두 은메달에 그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이밖에 몽골은 남자부에서 2개의 금메달을 가져가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했다. 북한도 여자부에서 금메달 1개를 따내 체면치레를 했다.
한편, 김성범은 이날 무제한급 결승에서 세이드 마모드레자 미란 파샨디(이란)와 접전 끝에 연장 49초 만에 발뒤축걸기 유효를 따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아시아경기대회 유도 무제한급에서 일본 이외의 선수가 우승한 것은 김성범이 처음이다. 김성범은 경기시작 1분6초 만에 상대의 금속성 무릎 보호대 착용을 항의했지만 주심이 실격패를 주지 않았고, 종료 10초 전에는 심판이 김성범에게만 지도를 주려하는 등 위기를 딛고 우승을 일궈냈다.
남자 60㎏급의 조남석(25·포항시청)과 여자 48㎏급 김영란(25·인천동구청)은 결승에 올랐으나, 각각 일본과 중국 선수에게 져 은메달을 따냈고, 여자 무제한급 이현경(33·안산시청)은 4위에 그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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