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안되네!’ 장미란이 여자역도 75㎏ 이상급 경기에서 용상 182㎏에 실패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제 동생뻘인데…, 계속 이기면 안 되잖아요.”
편안한 인상만큼 마음 씀씀이도 넉넉했다. 응원하던 팬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지만, 장미란(23)은 덤덤했다. 아쉬운 마음이야 정작 자신이 가장 크겠지만, 한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된 ‘고수’의 아량은 뭇사람들이 가늠하기 힘들다.
장미란이 아시아 제패에 실패했다. 장미란은 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다나 뱅큇홀에서 열린 제15회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여자 역도 75㎏이상급에 나가 인상 135㎏, 용상 178㎏, 합계 313㎏을 들어올렸지만 맞수 무솽솽(중국·인상139㎏, 용상178㎏, 합계 317㎏)에게 4㎏이 뒤져 2위를 차지했다.
초반 4㎏의 격차가 끝내 부담이 됐다. 4㎏ 차로 뒤진 채 인상을 마친 장미란은 용상 1차에서 171㎏을 들어올린 뒤, 2차 시기 178㎏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2차 174㎏을 성공한 무솽솽이 178㎏을 3차에서 들어올리며 장미란을 압박했고, 결국 3차 182㎏에 도전했던 장미란은 바벨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했다.
지난 해 11월과 올 해 10월 장미란에게 연달아 역전패를 당했던 무솽솽은 장미란이 세운 138㎏의 인상 세계신기록을 깨뜨리며 명예를 회복했다. 장미란은 2002년 부산아시아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또 다시 은메달을 따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무솽솽의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승자를 축하했다. “대신 울어준 선수,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한 장미란은 “체력을 좀 더 보충해서 남은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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