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2006 체조
‘벼랑 끝에서 희망을 쏘다.’
지난 2일(한국시각) 남자단체전서 양태영(26·포스코건설)이 철봉 연기 도중 떨어져 왼쪽무릎을 다치자, 한국 체조대표팀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쪽에서는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던 양태영의 부상으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이어오던 금빛 사냥이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흘러나왔다. 애초부터 체조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 ‘1개’였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숨은 보석’들이 있었다. 양태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인 김수면(20), 김대은(23), 김지훈(22·이상 한국체대)이 그들. 김수면은 개인종목 안마에서 깜짝 금메달을 선사했고, 양태영의 대타로 평행봉에 출전한 김대은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한국 체조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의 수확을 올린 것은 1994년 일본 히로시마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외에도 김지훈이 철봉에서 동메달, 김수면이 마루운동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남자체조는 모두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의 성과를 올렸다.
남자체조는 악재 속에서 희망을 봤지만, 여자체조는 노메달에 그쳤다. 유한솔(16·포철고1)이 개인종목 도마에서 4위에 오른 게 최고성적이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체조강국 중국(금11, 은6)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북한(금3, 은2, 동3) 일본(금2, 은2, 동3) 등도 쏠쏠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북한 여자체조의 홍수정(20)은 개인종목 이단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금1, 은2, 동1개를 따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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