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국내 첫 그랜드슬램 ‘관록’…부상으로 수술 ‘고초’ 겪어
24일 1차선발전 첫 판부터 ‘무서운 고교생’ 김원중 만나
24일 1차선발전 첫 판부터 ‘무서운 고교생’ 김원중 만나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6·KRA)를 두고 이렇게 우려하는 이들이 생겼다.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 1인자였던 그의 위치가 국내에서조차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5월 발목수술을 받은 이원희는 23일부터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치러지는 제45회 대통령배유도대회 겸 국가대표 1차선발전에 출전한다. 이원희가 속한 73㎏급은 대회 이틀째인 24일 열린다.
이원희는 국내 유도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아시아경기대회·올림픽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2004아테네올림픽에 이어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유도 최초 올림픽 2연패까지 노린다. 그러려면 베이징올림픽 이전에 열리는 국가대표 1·2·3차 선발전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대표 선발 점수를 두둑히 쌓아야 한다.
이원희가 수술과 재활을 하는 사이 19살 왕기춘(용인대)이 이 체급 강자로 우뚝 섰다. 왕기춘은 9월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국가대표 선발점수를 많이 벌어놓았다. 이원희도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이 있지만, 세계선수권보다 점수가 한단계 낮다. 게다가 왕기춘은 세계선수권 우승 혜택으로 이번 1차 선발전에 나오지 않고도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17점을 받는다. 후배를 추월하려면 이원희도 왕기춘이 불참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점수 17점을 꼭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원희는 대회 첫 경기부터 ‘무서운 고교생’ 김원중(18·경민고 3년)과 맞붙는다. 이원희가 자신의 훈련파트너였던 왕기춘에게 자리를 뺏기더니, 이젠 왕기춘의 훈련파트너였던 김원중의 도전까지 받고 있는 형국이다. 기술과 순발력이 좋은 김원중은 왕기춘조차 껄끄롭다고 말하는 선수다.
금호연 KRA 감독은 “이원희의 몸이 정상이라면 상대가 안되는 선수이지만, 현재 이원희의 몸상태가 70% 정도다. 발목 근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그런데도 요즘 이원희는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이원희의 강한 정신력과 관록이 이번 대회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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