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인력 100명 파견키로…방통위 “강제조정 권한 없어”
남아공 월드컵 중계방송이 사실상 <에스비에스>(SBS) 단독으로 굳어졌다.
이창희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보호국 시장조사과장은 10일 “(지난 3일 지상파 3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중에 있으며, 언제 결론 내릴지 알 수 없다”며 “방통위는 강제조정 권한이 없고, 방송법에 규정된 중계권료의 5% 이내의 과징금 부과 여부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비에스 쪽은 “협상이 끝났다고 예단하기 이르다”면서도 단독중계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100명 안팎의 취재인력을 남아공에 파견해 한국팀과 북한팀 경기 취재는 물론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은 월드컵특집 프로그램도 기획·제작하기로 했다. 또 에스비에스는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에 뉴스화면용 영상을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는 대회 초기 하루 2분만 제공하다 중간에 5~7분으로 늘렸다.
해설자 물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노영환 홍보팀장은 아직 해설진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음을 전제한 뒤 “현재 축구대표팀 골키퍼 출신인 김병지 선수, 스포츠 해설가인 장지현, 박문성씨 등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스비에스 단독중계로 조별예선 마지막 두 경기 중 한 경기는 생중계로 볼 수 없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조별 순위가 최종 확정되기 때문에 세번째 경기는 동시에 치러진다. 에스비에스는 생중계하지 못하는 경기는 피아이피(PIP) 화면(화면 속 다른 작은 화면)을 통해 주요 장면 중심으로 보여주는 한편, 계열사 케이블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국의 예선 마지막 경기가 나이지리아전이어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 경기는 지상파 생중계로 볼 수 없으며, 한국 경기 이후 곧바로 녹화중계된다.
한국방송은 방통위 중재에 실낱 희망을 걸고 있다. 대회 1주 전까지 협상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방통위가 지난해 스포츠마케팅사인 아이비(IB)스포츠가 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을 지상파에 팔도록 했듯, 에스비에스에도 3사 합의대로 공동중계하도록 강제조정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동중계가 불발이 되더라도 뉴스 볼거리는 충족시킬 계획이다. 남아공 취재를 위한 4개 팀(12명)을 꾸려, 대표팀 연습경기 등을 취재하기로 했다.
에스비에스는 양사에 경기장 출입카드를 8장씩 제공하기로 했다. 이형관 문화방송 스포츠취재부장은 “북한팀까지 올라가 이번에는 취재팀을 최소 6개 파견해야 하는데, 출입카드 8장으로는 충분한 취재가 어려워 8장을 추가 요청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말했다. 문화방송은 일단 경기장 밖을 취재하는 외곽팀을 꾸려 남아공 문화와 경제 등 주변 취재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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