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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에 노장은 무슨…잠 줄이며 몸 만들죠

등록 2010-09-23 21:39수정 2010-09-23 21:46

[36.5℃ 데이트] 농구대표팀 주장 발탁된 김성철

이거 누구야?

대표팀 명단에서 김성철(34·KT&G)을 본 농구팬들의 반응은 놀라움 반, 반가움 반이다. 내로라하는 3점슈터지만 은퇴한 ‘람보슈터’ 문경은의 속사포나 방성윤(SK)의 파워와 비교하면 강렬함에서 차이가 난다. 거기에 나이는 34살로 노장급이다. 그런데 11월 아시아경기대회 금을 노리는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주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16일 안양 케이티앤지 농구장에서 그를 만났다. 먼저 확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근육질 상박. 평소 1m94의 나무젓가락을 연상했던 팬이 있다면 다시 봐야할 일이다. 타고난 성실맨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웨이트는 독한 각오 없이는 불가능하다. “선수들 30분 준비할 때 1시간 준비한다. 1시간 웨이트할 때 1시간30분 웨이트 한다. 젊은 선수들 한번에 할일을 2분의 1씩 나눠서 두번에 한다.” 일종의 깨달음이다. 그는 “1~2년 선배들 은퇴하는 것 보고 농구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잠도 젊은 선수보다 더 잘 수 없었다”고 했다.

보기와 다른 근육질 3점슈터…3번째 AG 도전
노장 표현 싫어…“몸관리 잘해 조로문화 바꿀것”

나이를 거꾸로 먹는 몸만이 재산은 아니다. 멘털(정신력)은 더 큰 강점이다. 이상범 케이티앤지 감독은 “선수관리에서 제가 하는 부분은 30%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성철이가 잘 다독인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소속팀 내 가장 연장자인 김성철은 실질적으로 플레잉 코치 구실도 겸한다. 선수들이 넋 나간듯 경기하면 ‘입심 9단’의 말로써 죽인다. 의기소침하면 시즌 중이라도 밖으로 불러내 차 한잔 마시며 친구가 돼준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재학 감독은 김성철한테 위기 때 숨통을 터주는 3점포와 끈적끈적한 수비를 요구하지만, 팀 차원에서는 개성 있는 선수들을 하나의 목적의식으로 묶는 구심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성철은 세번째로 아시아경기대회에 도전한다. 과거에 태극마크는 선수 최고의 영광이었다. 하지만 지금 태극마크는 고참 선수한테는 큰 메리트가 없다. 6월부터 시작된 장기훈련,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 소속팀 경기까지 두집살림 강행군이다. 그런데 김성철은 자신의 희생에 개의치 않는다. “치열한 프로 종목간 경쟁에서 농구가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은 농구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도 절실하다”고 했다.

노장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극구 사양했다. “미국에서는 34살이 많은 나이가 아니다. 고참이 몸관리 잘해서 장수하면 후배들도 고참이 돼서 대기만성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내가 더 오래 뛰는 것이 한국의 프로 스포츠 문화를 바꾼다고 생각한다.” 그는 케이티(KT)의 주전 가드 표명일(35)을 대기만성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다음주면 다시 태릉에 소집되는 그의 시선은 아시아경기대회에 모아졌다. 과거와 달리 강적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이란,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세의 파고가 높다. 유재학 감독은 “조직력과 수비”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김성철은 좀더 근원적으로 파고든다. 그는 “기초가 소홀하면 성인이 돼서 발전할 수가 없다. 어린 시절 너무 승부 지상주의 문화에서 커온 것이 아쉬울 때가 있다”며 한마디 했다.

2주간의 대표팀 합숙 뒤 소속팀에 복귀하면 2010~2011 프로농구가 기다린다. 초반 2~3경기 뛰고나면 다시 소집돼 광저우로 향한다. 멈추지 않는 대표팀 주장 김성철은 △살찌지 말자 △연습 쉬지 말자 △오버워크(과도한 일) 하지 말자 세가지를 좌우명 삼고 있다. 그는 “네살배기 아들이 나중에 커 ‘아빠가 정말 멋있는 선수’였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겠다”며 농구화 끈을 조였다.

출생 1976년 생

신장·체중 1m94·90kg

출신교 삼일상고-경희대

드래프트 1999년 1라운드 4순위

수상경력 신인왕(2000)

트레이드 KT&G→전자랜드(2006) 전자랜드→KT&G(2009)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김진수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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