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이 25일 밤(한국시각) 제43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 정재헌이 25일 밤(한국시각) 제43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http://img.hani.co.kr/section-kisa/2005/06/26/00600000012005062602530606.jpg)
정재헌이 25일 밤(한국시각) 제43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
정재헌·이성진 남녀 개인·단체 2관왕
코리아 궁사들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26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클럽데캄포 경기장에서 열린 제43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부 단체전 결승. 박경모의 마지막 화살이 과녁에 꽂히자 한국 남녀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한국이 인도를 244-232로 꺾고 이 대회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순간이었다. 1997년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앞서 여자단체에서도 박성현-이성진-윤미진 등 ‘아테네 골드 트리오’가 우크라이나를 251-237로 가볍게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남자부의 정재훈과 여자부의 이성진은 개인·단체전 부문 2관왕이 됐다.
전종목 석권의 숨은 주역은 취약했던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일군 ‘오뚝이’ 정재헌(32·아이앤아이)이었다. 그는 전날 열린 남자개인 결승에서 20살 약관의 모리야 류이치(일본)에게 102-10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하자 부쩍 힘을 받은 한국 선수들은 고비인 단체전 4강에서 우크라이나를 252-244로 완파한 뒤 결승에서 무난히 정상에 올랐다.
정재헌은 굴곡과 시련 뒤에 귀중한 결실을 맺은 사례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19살의 나이로 남자개인전 은메달을 따 세상을 놀라게 했다. 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그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0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극기훈련을 거부하고 훈련장을 이탈했다가 자격정지 5년을 당했다. 징계가 완화돼 다시 훈련에 열중했던 정재헌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는 “7년 전 오늘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이성진(전북도청)과 ‘소녀궁사’ 이특영(광주체고)이 맞붙은 여자 개인전에서는 이성진이 111-109로 이특영의 ‘돌풍’을 잠재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이성진은 국제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말끔히 털어냈다. 이성진은 “아테네올림픽 결승전 때보다 더 떨렸지만 내 자신을 믿고 끝까지 활시위를 당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3~4위전에서도 남자부 최원종(예천군청)이 라이 타룬디프(인도)를 112-106으로, 여자부 박성현(전북도청)이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를 113-104로 각각 여유있게 따돌리고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국은 3~4위전에서도 남자부 최원종(예천군청)이 라이 타룬디프(인도)를 112-106으로, 여자부 박성현(전북도청)이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를 113-104로 각각 여유있게 따돌리고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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