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연맹 이동호 총재
스포츠CEO를 찾아서 배구연맹 이동호 총재
지난달 만장일치로 재선임
후원·중계권료 현실화 시켜
“매력있는 상품 다가갈 것”
지난달 만장일치로 재선임
후원·중계권료 현실화 시켜
“매력있는 상품 다가갈 것”
이동호(53)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됐다. 3년 임기의 배구 수장으로 다시 발탁된 이유는 사회인 야구팀 현역 2루수, 과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 역임, 배구 마니아 등 ‘만능 스포츠맨’이라서가 아니다. 축구, 야구, 농구 등 3대 프로스포츠에 밀렸던 배구를 일약 인기 스포츠로 기사회생시켰기 때문이다.
프로배구는 2007~2008 시즌 타이틀 스폰서 농협과 8억원에 후원계약을 했지만 이 총재의 지휘 아래 지금은 22억원까지 솟구쳤다. <케이비에스 엔>(KBS N)에 넘긴 중계권료는 23억원에서 31억원까지 치솟았다. 배구가 어엿한 상품으로 인정받게 된 셈이다. 대우자동차판매㈜ 등에서 마케팅에 잔뼈가 굵은 이 총재는 “스포츠는 무형의 상품이라서 팔기가 힘들었다. 잘못해 구걸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강조한 것은 신뢰와 스킨십, 발품을 파는 일이었다. 이 총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느끼고 반드시 기업에 배구를 통한 홍보효과를 입증해줘야만 한다”며 “신뢰가 쌓여 앞으로도 농협과의 관계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품성이다. 이 총재는 “팽팽한 경기력으로 예측불허의 게임이 돼야 팬들이 좋아하고 재미가 살아난다”고 했다. 2010~11 시즌 동안 프로배구는 총 188경기에 34만5549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했다.
현재 남녀 프로팀은 각각 6개 구단이다. 이 총재 재임 중에 남자 구단 우리캐피탈과 여자 구단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을 새로 창단시켰다. 그래도 욕심은 멈추지 않는다. 이 총재는 “남녀 모두 8개 구단은 있어야 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아이디어 없이는 반짝 흥행에 그친다. 이 총재는 취임 첫해 첫 대회부터 “관중은 없더라도 표값은 제대로 받겠다”는 자존심 선언을 했다. 구단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유료 관중은 점차 늘고 있다. 연맹은 스마트폰용 배구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비시즌이나 연말에 인기 배구 선수들이 나서는 패션쇼를 개최하는 것도 고민중이다.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면 사소한 것이라도 놓칠 수 없다.
이 총재는 “스포츠 마케팅을 위해서는 결국 저변 확대가 제일 중요하다. 선수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텔레비전 출연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감독들이나 구단이 난색을 표하면 내가 나서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여러 아이디어를 쏟아내자 연맹 관계자들은 쩔쩔맸다.
글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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