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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가벼워요” 10년 정상의 달관

등록 2012-07-11 19:40수정 2012-07-16 15:56

2012 런던을 향해ㅣ 2연패 도전 ‘역도 여제’ 장미란
어깨부상으로 재활하는 사이에
중·러 젊은 선수들 잇단 세계신
“들 수 있는 동안 최대한 즐길 것”

“제가 뭘 하면 되죠? 역기를 들까요?”

챔피언은 침착했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75㎏ 이상급 ‘역도 여제’ 장미란(29·고양시청). 서울 태릉 선수촌을 찾아온 기자를 이끄는 여유가 보통이 아니다. 완숙미라고 할까? 그는 “금메달은 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우는 연습’을 통해 심적 부담을 떨치고 있었다. “나는 이미 행복하다.” 장미란이 반복한 말이다. 금메달을 딴 이후의 허탈감과는 상관이 없다. 묵묵히 자기 길을 갈 뿐이다. 김순희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2008년엔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근육과 파워, 신체 조건을 갖췄다면 지금은 노련미와 정신력을 갖고 있어요.”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는 장미란의 파워 원천은 정신이었다.

■ 더욱 노련해진 역사 우리 나이로 서른. 힘으로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 그도 안다. “이젠 나이가 있어 체력도 달리고…” 지난해부터 왼쪽 어깨 부상, 목 디스크로 몸이 좋지 않다. 재활에 전념한 사이 맞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중국의 저우루루(24)는 지난해 11월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 328㎏을 들어 세계기록을 세웠다. 러시아의 타티야나 카시리나(21)는 4월 터키 안탈리아 유럽선수권에서 세계기록 타이인 합계 328㎏을 들었다. 장미란의 합계 기록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326㎏. 경쟁자들의 추월이 매섭다.

2연패에 우려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저우루루와 카시리나는 올림픽 첫 출전이다.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이 나라별 4체급 출전 쿼터 때문에 경량급에 중점을 둔다면, 장미란의 상대는 카시리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장미란은 경험과 경기 운영, 작전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김기웅 여자 역도 대표팀 감독은 “장미란은 베테랑이다. 어릴 때부터 세계무대에서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일 컨디션이나 코치진의 작전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장미란은 “꾸준히 잘할 수 있었던 것은 라이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며 의연해했다.

■ 근육으로 똘똘 뭉친 몸 훈련의 양과 질이 4년 전에 못 미친다. 그러나 역도 선수인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힘과 유연성은 최고다. 키 170㎝, 체중 118㎏. 최중량급 선수들에게 견줘 큰 편은 아니지만, 체지방이 적고 근육량이 많아 힘쓰기에 적합하다. 두꺼운 팔뚝, 안정적인 쇄골, 튼튼한 하체는 역도에 적합한 몸으로 ‘튜닝’됐다. 어깨 부상은 있지만 허벅지 힘이 좋다. 장미란이 세운 용상 187㎏은 아직도 세계기록이다. 인상 세계기록 140㎏은 깨졌지만 바벨을 어깨에 걸쳤다가 올리는 용상에서 부족분을 채울 수 있다. 큰 힘이 걸리는 다리와 어깨, 등쪽의 승모근이 중요하다. 순간 힘을 내려면 근력뿐 아니라 속도가 필요해 체육과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 조언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런던올림픽에서 인상 150㎏, 용상 190㎏, 합계 340㎏ 안팎에서 금메달이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그는 무엇을 기대할까? “바벨을 들 수 있는 동안 최대한 즐기겠다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런던올림픽 기록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비운 그가 런던에서 가장 큰 쇳덩어리를 채울 수 있을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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