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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제로에 도전한 ‘22분’이 판정번복 일궜다

등록 2012-07-29 11:03수정 2012-07-29 21:10

‘판정 번복’ 스포츠 외교 승리
부당판정에 항의 ‘매뉴얼 학습’
‘가능성 제로’ 바늘구멍 뚫었다
국제연맹 판정번복 25년간 없어
재심의·비디오 판정 발빠른 요구
5시간 속앓이끝 ‘몸풀어도 좋다’

“솔직히 단 1%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이기흥 한국선수단장)

기적같은, 그리고 믿기 어려웠던 박태환의 예선 실격 반복 판정은 말 그대로 ‘가능성 제로’에서 시작했다.

차에 타고 가던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청천벽력’ 같은 박태환 실격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런던 시내가 사이클 도로경기로 막혀 오도가도 못하던 28일(현지시각) 오전 11시께.

박 회장은 침착한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이기흥 한국선수단장에게 “최선을 다해 번복 노력을 하라”고 지시했다.

수영연맹은 평소 부당한 판정에 항의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연습해왔다. 그러나 지난 25년간 국제수영연맹에서 공식대회에 판정 번복한 사례가 전무했기에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안종택 수영 감독과 박태환의 전담 코치 마이클 볼 호주 대표팀 코치, 그리고 이동운 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는 즉시 영문으로 판정 재심의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박태환이 실격 판정을 받은지 22분 만이었다. 규정상 판정 30분 이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30분만에 절망적인 서신을 국제연맹으로부터 받았다. “박태환은 출발직전 어깨와 몸의 움직임이 있었다. 만약 이의가 있으면 항소하라”고 적힌 서신을 받은 것이다.

이 단장, 그리고 안 감독 등은 즉시 비디오 판정을 요구하는 영문 서신을 다시 제출했다. 박 회장도 합류해 ‘가능성 제로 작전’을 지휘했다. 그리고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미련을 갖지말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박 회장과 일행은 경기장 복도에서 피말리는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점심도 걸렀다. 국민의 실망하는 한숨소리가 이역만리 런던까지 쟁쟁히 들려오는 것 같았다.

항소 심의는 2시간 30분뒤에 열렸다. 한 심의위원이 심의도중 화장실을 가며 살짝 ‘박태환이 몸을 풀게 해도 좋다’는 사인을 주었다.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심의의원들은 수영 경기장 1,8번 레인 옆과 공중에 있는 모두 3개의 비디오를 정밀하게 보며 1시간30분을 숙고했다. 비디오 판독결과 박태환의 몸은 미세하게나마 출발하기전 움직였다. 출발 반응 시간은 위반 한계인 0.43초를 넘은 0.68초이기에 문제가 없었다.

심의의원들의 토론은 박태환이 고의적으로 미리 움직였는냐에 집중됐다.

결론은 ‘움직이기는 했으나 선수의 습관일뿐 고의성은 없다’였다. ‘우승 후보인 박태환이 예선 통과를 위해 반칙할 필요가 없다’는 정상참작이 기적같은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박 회장은 한국 기자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심의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렸다” 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시간 박태환은 이미 결승을 준비하고 있었다. 런던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이길우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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