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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 좌파 냄새? 존중과 연대!

등록 2012-07-29 19:23수정 2012-07-29 21:20

28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가무상의료제도 혜택을 받는 영국 아동병원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이날 공연에서 실제 영국의 간호사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아이들과 즐거운 모습을 연출했다. 런던/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8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가무상의료제도 혜택을 받는 영국 아동병원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이날 공연에서 실제 영국의 간호사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아이들과 즐거운 모습을 연출했다. 런던/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민족 아이콘 지우고 휴머니즘 강조
굴뚝 소년·무상의료 공연 인상적
올림픽 주경기장 한가운데서 굴뚝이 올라가자, 굴뚝 소년도 함께 하늘로 올랐다. 굴뚝 소년이 시야에 들어오자, ‘개막식 공연 1장’ 흥겨운 전원풍경을 즐기던 런던은 숙연해졌다.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된 런던에선 19세기 당시, 시커먼 굴뚝에 갇혀 청소를 마친 소년들이 꺼내달라고 비명을 지르곤 했다.

하지만 그 아래에 있던 노동자들은 시뻘건 쇳물을 쏟아내는 용광로 건설에 지쳐 무심한 표정만 지었다. 스포츠 평론가 정윤수씨는 “이번 개막식은 총감독을 맡은 대니 보일이 단순히 영국의 역사를 보여준 게 아니라, 그 역사와 사회를 만든 노동자 계급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한국시각) 새벽, 영국 런던의 리밸리 주경기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이 화제다. 개막식은 가장 급진적인 영국 시인으로 평가받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노래 ‘예루살렘’을 아이들이 부르면서 시작해,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전후 사회 등 영국의 모습을 두루 담았다.

본 행사에서 영국은 자신의 자랑거리로 ‘국가 무상의료제도’와 ‘어린이 문학’을 내놨다. 피터팬의 작가가 인세를 기부해 만든 아동병원을 형상화해 수백개의 병상과 아이들, 600여명의 간호사들이 등장해 흥겨운 춤을 췄다. 이들은 영국 의료제도의 알파벳 약자를 경기장에 수놓으며 세계인들에게 소개했다. 1948년 도입된 영국 의료제도는 전국민에게 무차별·무료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자본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제도로 알려져 있다.

개막식은 무상의료뿐만 아니라 노동운동, 여성참정권 운동, 이민자 등 영국 사회가 거쳐간 ‘뜨거운 감자’들도 그대로 묘사했다. 마지막 성화 점화식 때는 성화 봉송자가 주경기장을 지은 노동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케 했다. 보일 감독은 1997년 실업수당을 받는 우울한 영국 청춘을 그린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제작한 바 있다.

영국에서만 2700만명이 시청한 이 개막식 공연은 즉각 반응을 불러왔다. 영국 집권 보수당의 한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본 것 중 가장 좌파적인 올림픽 개막식”이라 썼다. 이에 대해 보일 감독은 “모든 사람이 공연을 좋아할 수는 없다”며 공연에서 묘사된 것들은 “우리가 옳다고 느끼는 가치들이며 그 이상의 어젠다는 없다”고 영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노동당 시절 시작했지만, 지금은 보수당 정권”이라며 “위원장이 간섭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줬다”고 말했다.

정윤수씨는 “베이징이나 서울올림픽 개막식이 실체 없는 민족과 국가라는 공허한 개념을 신화적으로 재구성한 데 반해, 런던은 실제 나와 공동체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내세웠다”며 “민족적인 아이콘이 아닌 인문적인 공연을 펼쳤다”고 평했다.

이번 런던올림픽 개막식에 들어간 비용은 베이징(약 1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700만파운드(약 480억원)였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에이지비닐슨 집계를 보면, 이날 국내 지상파 3사의 종합 시청률은 14.0%였다. 베이징(40.3%)에 견줘 뒤지지만, 비슷한 새벽시간대에 방송된 아테네(7.7%)보다 훨씬 높았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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