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시계가 멈추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 여자 펜싱계의 기대주 신아람(26·계룡시청)이 30일(현지시간) 영국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5-6으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자 심판판정에 항의의 표시로 펜싱코트를 떠나지 않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의 독선이, 펜싱 에페 여자개인전 신아람(26·계룡건설) 오심 판정의 후유증을 깊게 만들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3일(현지시각)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신아람에 대한 공동 은메달 수상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신아람에 대한 공동 은메달 수여 추진은 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에 은밀히 요청을 했고, 국제올림픽위는 이를 무리한 요구로 인정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회는 이에 앞서 신아람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국제펜싱연맹이 제안한 특별상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해 비난을 샀다. 체육회의 이런 거듭된 무리수는 박 회장이 선수 본인과 대한펜싱연맹, 그리고 국민 감정과 무관하게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데서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를 통해 박태환(23·SK텔레콤)의 남자자유형 400m 예선 실격 판정을 번복하는 성과를 낸 박 회장은 신아람 오판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된 수를 밟기 시작했다. 우선 신아람한테 3~4위전을 출전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이때부터 펜싱연맹과 사태 해결을 위한 공조는 깨졌다. 현장에서 판정 번복을 위해 경기를 거부한다는 의지를 가졌던 펜싱연맹은 그 이후 런던 현지에서 체육회와 연락마저 끊고 있는 상태이다.
오심 판정이 났을 때 강력하게 항의해 국제펜싱연맹으로부터 오심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받아내야 했다. 국제펜싱연맹은 아직 이 사안과 관련해 공식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마지막 1초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며 “0.01초까지 가릴 수 없는 기기의 문제점과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기를 조작한 직원의 미숙함을 인정”한 것이 전부인 셈이다.
결국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체육회는 특별상과 공동 은메달 수상이라는 미흡하고도 근시안적인 성과에 집착했다가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과 함께 한국선수단 내 불협화음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런던/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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