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이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에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양학선 기술’로 공중에서 회전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금메달 원했던 이유 부모님께 집 지어드리고 싶어서
“우리 부모님은 농부”라며 자랑스럽게 말해와
기술 비밀 어깨 좁아 수직축에서 회전 쉬워
한국 올림픽 첫 금메달…평균 16.533점 기록
“우리 부모님은 농부”라며 자랑스럽게 말해와
기술 비밀 어깨 좁아 수직축에서 회전 쉬워
한국 올림픽 첫 금메달…평균 16.533점 기록
“확률 99%.”
체조계 안팎에서는 양학선(20·한체대)의 금메달 확률을 99%로 봤다. 1%는 당일 컨디션에 따른 변수였다. 그만큼 양학선은 도마 기술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행운도 따랐다. 강력한 메달 경쟁자인 토마 부엘(26·프랑스)과 리세광(27·북한)마저 각각 부상과 징계 때문에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6일(현지시각)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선. 큰 무대를 즐길 줄 아는 강심장으로 마지막 1%를 채운 양학선은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 참가한 지 52년 만에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런던올림픽 한국 선수 11번째 금메달이었다. 시상은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했다.
양학선은 도마 결선 1차 시기에서 최고 난도 7.4점의 ‘양학선 기술’(도마를 두 손으로 짚은 다음 공중에서 3바퀴(1080도)를 돌아 도마를 등지고 서는 기술)을 선보였다. 착지에서 두 발자국 정도 움직였으나 3회전을 정확히 해냈다. 1차 시기 점수는 16.466점(수행점수 9.066점). 2차 시기에서는 난도 7.0의 ‘스카라 트리플 기술’(옆돌리기 식으로 도마를 짚어 공중에서 3바퀴를 도는 기술)을 뛰어 정확하게 착지했다. 2차 시기 점수는 16.600점(수행점수 9.600점)이었다. 체조 점수는 난도+수행점수(10점 만점)로 이뤄진다. 1, 2차 합계 평균 16.533점. 2위는 데니스 아블리아진(16.399점·러시아), 3위는 이고르 라디빌로프(16.316점·우크라이나)였다.
양학선의 장점은 빠른 회전 능력이다. 양학선의 훈련을 도운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양학선은 수평속도를 수직속도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좋다”며 “양학선의 상체는 어깨가 좁고 중심으로 모아져 있어 수직축에서 회전하기 쉽다”고 했다. 이어 “양학선은 자신의 신체 장점을 충분히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양학선은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여2 기술’(도마를 두 손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두바퀴 반 돌고 도마를 바라보면서 착지하는 기술)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한두번 시도하고서 곧바로 성공했다. 자신이 창안한 ‘양학선 기술’의 성공까지는 첫 시도 후 한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체조 기술 습득 능력이 뛰어나다.
양학선은 광주체고 3학년이던 2010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여2 기술’로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도마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난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기술 개발에 나섰고 작년 7월 고양컵에서 ‘양학선 기술’을 완성시켰다. 2011 세계선수권 도마 종목 우승을 안겨준 것도 ‘양학선 기술’이었다.
양학선의 부모는 전북 고창군에서 농사를 짓는다.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때 금메달을 목에 건 뒤에도 그는 “우리 부모님은 농부”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했었다. 양학선은 평소에도 태릉선수촌 훈련비로 받은 돈을 모아서 부모님께 부치는 막내 아들이었다. 그가 그토록 간절히 올림픽 금메달을 바랐던 이유는, 비닐하우스 단칸방에 사는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고 싶어서였다. 양학선의 금빛 착지는 부모님을 향한 효도의 노래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기도 했다.
김양희 기자, 런던/김동훈 기자 whizzer4@hani.co.kr
2012 런던올림픽 체조대표팀의 양학선이 6일(현지시간) 런던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밝게 웃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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