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첫 금맥은 하루아침에 터지지 않는다.
런던올림픽 금은 9일 현재 체조·사격·펜싱·양궁·레슬링·유도 등 6개 종목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사상 첫 금메달을 낳은 종목은 체조다. 1960 로마올림픽부터 체조 선수를 내보낸 뒤 52년 만에 양학선의 금메달을 일궜다.
사격의 첫 금메달은 조금 빨랐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부터 참가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 공기소총 여자 10m의 여갑순, 소총복사 남자 50m의 이은철이 금과녁을 뚫었다. 첫 출전 이후 36년 만이다.
레슬링은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출전해 28년 만인 1976년 몬트리올에서 양정모가 자유형 62㎏급에서 한국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도 1964년 도쿄대회 출전 이후 20년이 지난 1984년 엘에이올림픽에서 안병근, 하형주가 첫 금을 신고했다.
펜싱은 1984년 엘에이올림픽에 선수를 파견한 뒤 16년 만인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가 플뢰레에서 첫 금을 찔렀다. 동양인 최초 올림픽 펜싱 종목 우승이었다.
반면 속도가 빠른 종목도 있다. 양궁은 1984년 엘에이올림픽종목에서 서향순이 첫 출전 만에 바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88년 서울대회에서 정식세부종목으로 격상된 뒤 한국 선수의 독무대가 됐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6종목에서 선수 출전 이후 첫 금 생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25.3년이었다. 금메달 하나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런던올림픽 철인 3종 경기에 한국인 최초로 허민호가 출전했다. 허민호는 수영 1.5㎞, 사이클 43㎞, 마라톤 10㎞ 등 총 54.5㎞를 1시간54분30초에 주파해 54위에 그쳤다. 실격당한 선수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1위인 영국의 앨리스터 브라운리의 기록과 8분5초 차이가 난다. 하지만 완주를 해낸 꼴찌 허민호의 땀이 25년쯤 후에는 황금광맥으로 연결될지 알 수 없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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