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활약하다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노진규가 암과 싸우고 있다. 노진규는 종양 제거를 위해 지난 22일 왼쪽 견갑골을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 6∼8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2014.1.24 연합뉴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활약하다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노진규(22·한국체대)가 암과 싸우고 있다.
지난 22일 노진규의 수술을 집도한 원자력병원 전대근 박사는 24일 "왼쪽 견갑골 아래의 종양 조직을 검사해 보니 골육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골육종은 뼈암의 일종으로 10∼20대 남성의 무릎이나 팔 등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실제 환자는 100만 명 가운데 15명 정도로 흔치 않은 질병이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노진규는 올림픽 티켓이 걸린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차전 직후인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자신의 몸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당시 다른 곳에서 조직검사를 한 결과 양성 종양이라는 판정을 받고 소치올림픽 이후로 수술을 미룬 채 통증을 참아가며 월드컵 시리즈를 마쳤다.
소치올림픽에서는 계주밖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대표팀의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월드컵에서 개인전에도 출전해 1차 대회 1,5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1차 대회에서 샤를 아믈랭(캐나다)와 부딪히는 바람에 왼쪽 어깨를 다쳤고, 소치올림픽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지난 14일에는 훈련 도중 넘어져 팔꿈치와 어깨가 부러져 결국 소치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노진규는 이번에 다친 팔꿈치와 어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종양까지 제거하려다가 애초 알고 있었던 것과 달리 종양이 악성인 것으로 판명됐다.
전대근 박사는 "견갑골 아래쪽은 골육종이 잘 생기는 부위가 아닌 데다, 양성 종양인 거대세포종과 혼동하기 쉽다"면서 "수술하면서도 처음에는 거대세포종이 검출됐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깊은 부위를 검사해 보니 골육종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발견했을 때 길이 6㎝이던 종양이 13㎝까지 자란 탓에 노진규는 왼쪽 견갑골을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 6∼8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연합뉴스
노진규는 수술을 앞두고 연합뉴스의 보도전문채널인 뉴스Y와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을 마친 뒤 훈련을 많이 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면서 "개인전도 잘했으면 좋겠지만, 계주만큼은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병상에서도 동료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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