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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밀어내고…컬링 여자팀 ‘감격의 첫승’

등록 2014-02-11 21:25수정 2014-02-11 23:21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 주장 김지선이 11일 열린 일본과의 2014 소치겨울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스톤을 출발시킨 뒤 소리를 지르며 방향을 살피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 주장 김지선이 11일 열린 일본과의 2014 소치겨울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스톤을 출발시킨 뒤 소리를 지르며 방향을 살피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소치 겨울올림픽

올림픽 데뷔전서 역전 승리
선공으로 불리한 9엔드서도
3개 스톤 하우스 배치 ‘절묘’
“좋아, 언니 잘했어” 서로 격려
“언니! 편하게 해요.”

‘리드’ 이슬비(26)가 외쳤다. 스톤의 손잡이를 잡은 ‘스킵’(주장) 김지선(27)이 심호흡을 한다. 10엔드 선공 마지막 투구. 이 스톤만 잘 밀면 기다리던 올림픽 첫 승이다. 김지선은 중앙에 있는 일본의 노란 스톤을 바라보며 스톤을 앞으로 밀어냈다. 손끝이 파르르 떨린다. 스킵을 대신해 작전을 지시하는 ‘맏언니’ 신미성(36·이상 경기도청)은 “안쪽 3분의 2 지점이야”라고 외쳤다. 스위퍼(빗자루 모양의 도구)를 잡은 이슬비와 김은지(24)의 손이 바빠진다. 19.96㎏의 빨간 스톤은 중앙의 하우스(표적 원)에 자리잡고 있는 일본의 스톤을 “퍽” 소리를 내며 밀어냈다. 빨간 스톤 두 개가 중앙에 자리잡았다. 두 개의 스톤은 일본의 마지막 공격을 막아냈다.

1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1차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12-7로 이기고 사상 첫 올림픽 승리를 일궈냈다. 경기가 끝난 뒤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난 정영섭 컬링 대표팀 감독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의미가 크다”며 “어제만 해도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던 선수들이 오늘 아침에 보니까 얼굴빛이 완전 달라져 있더라 긴장도 안 하고 매우 잘해줬다”며 크게 기뻐했다. ‘맏언니’ 신미성은 “컬링을 하면서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런 고생들을 추억으로 묻을 수 있다”며 올림픽 첫 승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한 게임이 총 10엔드로 구성되고, 한 팀은 엔드마다 8개의 스톤을 상대팀과 번갈아 투구한다. 선수 1인당 2회 투구로 양 팀 16개의 스톤이 모두 투구되면 한 엔드가 끝난다. 지름 12피트(3.66m)의 하우스 원 안에 남아 있는 스톤이 상대편의 최근접 스톤보다 하우스의 중심(티)에 하나라도 더 가까이 있으면 그 스톤의 개수가 점수가 된다. 4명의 두뇌싸움과 협력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다.

세계랭킹 10위로 올림픽에 출전한 10개 팀 중 가장 랭킹이 낮은 한국은 최약체로 분류됐다. 그러나 한국은 첫 경기부터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번에 3점을 따내 7-5로 앞서나간 6엔드도 승부처였지만, 선공으로 시작했지만 오히려 점수를 따낸 9엔드와 10엔드가 결정적이었다. 정영섭 감독은 “리드 이슬비가 세팅을 기가 막히게 해서 경기를 편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첫 두번의 투구를 하는 리드는 각 엔드의 포석을 놓는 역할이다. 9엔드와 10엔드에서 이슬비가 던진 스톤은 티와 센터라인을 점령해 일본의 공격을 막고 오히려 득점을 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슬비는 “첫 돌을 무조건 티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정확히 들어가서 그 감대로 10엔드까지 갔다.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옆에서 미성 언니와 은지가 나를 믿는다고 말해줘서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최민석 대표팀 코치는 “선수들이 첫 경기인데도 매우 잘했다. 애초 계획은 약팀을 상대로는 공격적으로 가고, 강팀을 상대로는 단순하게 가는 작전을 구상했는데 오늘 경기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소치/허승 기자,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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