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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화와 해리, 친자매나 다름없죠

등록 2014-02-19 19:37수정 2014-02-19 21:22

이상화(오른쪽)가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조해리의 손을 잡고 축하해주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이상화(오른쪽)가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조해리의 손을 잡고 축하해주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선수촌 생활 10년간 정 쌓여
힘들 때 서로 대화하며 의지
“언니, 소치에서도 아침밥 꼭 함께 먹어줘.”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태릉선수촌 앞 단골 떡볶이집에서 이상화(25·서울시청)는 선배 조해리(28·고양시청)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 4년 전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던 날에도 아침에 함께 밥을 먹고 큰일을 해냈다. 조해리는 동생의 부탁에 “당연하지”라며 활짝 웃었다고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와 쇼트트랙 조해리의 우정이 화제다. 2연패를 일궈낸 이상화는 18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장에서 손글씨로 정성껏 눌러쓴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줘. 이미 당신들은 최고. 달려라’라는 격려는 조해리를 향한 마음이기도 하다. 이상화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링크장 쪽으로 내려와 눈물을 흘리는 조해리를 끌어안았다. 조해리는 이상화가 12일 500m에서 금메달을 따자 트위터에 ‘상화 금메달이 결정되자마자 눈물이 와락’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2004년과 2005년에 국가대표로 뽑힌 이상화와 조해리는 태릉선수촌에서 자매 이상의 정을 나눴다. 힘든 시절을 겪으며 서로 의지가 되면서 도왔다. 조해리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부상을 입었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는 3000m 계주에서 우승하고도 실격돼 금메달을 박탈당하는 등 시련이 많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고도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에서 5위를 하며 두각을 드러내다가 밴쿠버 때 활짝 피었다.

둘의 우정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더 깊어졌다고 한다. 이상화는 소치에서 500m 2연패를 목표로 삼고, 조해리는 밴쿠버 때 빼앗긴 금메달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했다. 둘은 불안감이 밀려오거나 기록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을 때마다 선수촌을 함께 걷고 대화하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조해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상화랑 선수촌에서 산책. 날씨 좋고 기분도 좋고 좋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상화는 방송 등 인터뷰에서 “힘들 때마다 고민을 털어놓는 등 힘이 되는 언니”라고 말했다. 외로운 승부의 세계를 이겨낸 둘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이제 웃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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