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이 20일(현지시각)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너무 당황했어요. 끝나고 나니 속상함이 밀려와요.”(김해진)
“올림픽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박소연)
2013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피겨 여왕’ 김연아 덕분에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무대에선 한국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들은 경기 뒤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아직 여고생인 그들에게 올림픽은 너무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그들은 4년 뒤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뼈저리게 느꼈다.
김해진(17·과천고)은 20일(현지시각)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95.11점을 받으며 쇼트프로그램(54.37점)과 합산해 149.48점으로 24명 중 16위에 올랐다. 첫 점프에서 착지 불안을 보이고, 펜스 벽에 부닥쳐 넘어지는 등 불안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해진은 “오늘 좀 어이없는 실수도 있고 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시니어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것 발판 삼아서 더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선수들과 같이 시합함으로써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스케이팅 스킬이나 점프의 깔끔함, 이런 것도 한국 가서 많이 보완해야 될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맨 먼저 나와 첫 점프 때부터 엉덩방아를 찧으며 93.83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49.14점)과 합쳐 142.97점으로 21위를 기록한 박소연(17·신목고). 그는 “다른 선수들은 실수를 해도 실수한 것 같지 않게 다음 점프를 연결해 가는데, 그 점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다르다. 깨끗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 처음 목표했던 것인데 긴장한 나머지 잘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앞으로 넘어서야 할 강적들이 너무 많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신성’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와 6위에 오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 4위를 차지한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19) 등으로 이들은 평창에서도 메달을 다툴 유력한 후보들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소치/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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