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월26일 보도한 압록강국방체육단 양궁 선수들의 훈련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남북교류협 “북쪽서 의사 전달”
대한체육회 등 “적극 지원” 밝혀
통일부 “공문 오면 검토해 처리”
대한체육회 등 “적극 지원” 밝혀
통일부 “공문 오면 검토해 처리”
북한 양궁 대표팀의 남한 전지훈련이 성사될 수 있을까?
1일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북한 양궁팀이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부터 2~3주 동안 인천으로 전지훈련을 오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체육교류협회는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인천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북한 스포츠팀의 전지훈련을 위해 북쪽과 접촉해왔다. 전지훈련 비용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오시에이)와 인천시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인 ‘비전 2014’ 스포츠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올해 사업비 93만달러 중 북한에 책정된 금액은 41만달러다. 지난 4월에는 축구화 500켤레와 양궁 장비 7만달러어치를 북한에 보낸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북한에서 정식 요청이 오지는 않았다”며 “공문이 온다면 검토를 해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북체육교류협회는 2007년 8월 한국에서 열린 17살 이하 청소년월드컵 때에도 북한 축구팀의 전지훈련을 한달간 유치한 경험이 있다. 김 이사장은 “현 정부에서 남북교류를 안 좋게 생각하기 때문에 민간단체에서 나설 수밖에 없다. 7년 전 북한 축구팀이 다녀간 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정상회담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인천-평양 친선 축구경기’도 통일부의 승인을 얻어 성사시켰다. 김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월 체육 강국을 선언하면서 축구, 마라톤과 함께 양궁을 강조했다. 남한이 잘하는 양궁을 북한도 잘하면 내부 결속과 주민 사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체육계는 북한의 전지훈련이 성사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영찬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장은 “외국팀의 국내 전지훈련은 보통 대한체육회를 통해 진행되는데 북한의 의사 표현이 전혀 없었다. 공식적으로 요청이 오면 정부와 협의해서 지원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성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팀장은 “전달받은 게 전혀 없다. 하지만 전지훈련이 확정된다면 숙박이나 교통 등의 지원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도 “협회 차원에서 우리 대표팀과 합동훈련을 검토해 보겠다. 남북이 함께 훈련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 양궁은 현재 남녀 통틀어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가 1명도 없을 정도로 성적이 부진했다. 1975년 스위스 세계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한선희가 동메달을 따낸 뒤 세계무대 메달이 없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에서 권은실이 동메달을 획득한 게 전부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독려를 받은 직후인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양궁 월드컵에서 여자 단체팀이 미국,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꺾고 4강에 오르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돌풍을 예고했다.
이재만 최현준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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