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51) 고양 오리온스 감독의 웃음이 많아졌다. 팀이 개막 뒤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데다 그가 ‘비장의 카드’로 꺼낸 트레이드 카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웃게 만드는 것은 시즌 전 전주 케이씨씨(KCC)에서 데려온 ‘백전노장 가드’ 임재현(37)이다. 추 감독은 “흐름이 좋지 못할 때 풀어주는 구실을 해준다.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며 그를 무패 행진의 일등공신으로 꼽고 있다.
임재현은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번 진면목을 보였다. 임재현은 13점을 뒤진 채 시작한 3쿼터에만 무려 8점을 쓸어담았다. 공 배급이 주임무지만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아예 승부사를 자처한 것이다. 임재현이 3점슛 2개와 1점슛 1개를 100% 확률로 꽂아넣자 분위기가 오리온스로 완전히 넘어왔다. 4쿼터에서 접전을 펼치던 오리온스는 79-79로 맞선 경기 종료 3초 전 김강선(2점)의 이날 유일한 득점인 짜릿한 골밑슛에 힘입어 81-79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임재현은 이날 21분간 11점(2튄공·1도움)을 뽑으면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 득점 1위 트로인 길렌워터가 26점(4튄공) 등 변함없는 활약으로 승리를 도왔다.
오리온스는 개막 6연승을 달렸다. 프로농구 역대 개막 6연승 이상 팀은 수원 삼성(2000~01시즌)과 서울 삼성(2003~2004·이상 6연승), 원주 TG삼보(2004~05·7연승), 원주 동부(2011~12시즌·8연승)뿐이다. 오리온스는 최근 네 경기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4위를 모조리 연파하는 기염도 토했다.
안양에선 창원 엘지(LG)가 81-75로 안방팀 케이지시(KGC)를 꺾었다. 케이지시(1승5패)는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고양/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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