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최장신 린제이 테일러(203㎝·KDB생명·오른쪽)가 지난 24일 부천 하나외환과의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골밑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KDB생명 203㎝ 테일러에 기대
외국인 선수 5명도 190㎝ 넘어
외국인 선수 5명도 190㎝ 넘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여자 선수들의 덩크슛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경기 전 몸을 풀면서 키 2m 넘는 선수들이 팬서비스용 덩크슛을 손쉽게 꽂아 넣는다. 국내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덩크슛을 볼 수 있을까? 올 시즌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케이디비(KDB)생명이 전체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영입한 린제이 테일러의 신장은 203㎝에 이른다. 국내리그 ‘절대 장신’으로 군림해 온 하은주(202㎝·신한은행)보다 1㎝ 크다. 33살 노장이지만 지난해 ‘높이의 농구’를 주로 하는 중국 리그에서 평균 10.1 튄공잡기(18.1점)를 잡아냈다. 테일러는 2004년 미국프로농구 휴스턴 코메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스스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득점”이라고 할 만큼 골밑슛뿐 아니라 중거리슛 능력도 갖췄다. 국내에서도 2006년 여름리그 때 신세계(현 부천 하나외환)에서 대체선수로 13.3튄공, 1.5블록슛(11경기)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하은주와의 ‘2m 높이 대결’은 또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세환 케이디비생명 감독은 “힘과 기술에서 하은주보다 뛰어나다. 코트 위에서 맞대결할 때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외곽슛이 좋은 편이라 골밑에서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국내 농구에 곧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일 개막하는 여자프로농구(WKBL)는 외국인 선수들의 높이가 더 높아졌다. 테일러뿐 아니라 ‘고공 농구’의 진수를 보여줄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 12명 가운데 5명이 190㎝를 넘는 장신이다. 삼성 켈리 케인(198㎝)과 우리은행 사샤 굿렛(196㎝) 역시 2m에 가까운 장신이다. 국내 여자 농구에서 보기 힘든 ‘빅맨 스타일’의 재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시카 브릴랜드(신한은행)는 센터급으로는 작은 키지만 ‘블록 머신’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위력을 갖췄다. 올해까지 미국프로농구에서 뛰면서 경기당 평균 1.81개 블록슛(3위)을 기록했다. 3년 전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암을 이겨내고 미국여자농구 올스타에 선정된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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