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삼성 감독이 23일 패배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이 프로농구 역대 최대 점수차 참패를 당했다.
삼성은 23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46-100으로 졌다. 1997년 시작된 국내 프로농구에서 54점차 패배는 삼성이 처음이다. 종전에는 지난해 10월15일 전주 케이씨씨(KCC)가 울산 모비스에 58-101로 지면서 기록한 43점차가 최다차 패배였다. 삼성은 최근 3경기에서 2승1패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원정에서 특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10개팀 가운데 7승23패로 최하위.
전반을 26-43으로 끝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17점차는 극복해볼 만한 점수였다. 하지만 3쿼터가 5분이 지나도록 2점에 그치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4쿼터를 시작하기 전 이미 양팀의 점수차는 37점,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다. 삼성의 후반 득점이 20점에 그쳤다. 경기 내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도 리오 라이온스(20점) 한명뿐이었다.
이미 전세가 뒤집어졌지만 전자랜드는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무려 11명이 득점에 가담하며 삼성 진영을 유린했다. 전자랜드는 김지완이 프로 데뷔 뒤 개인 최다인 21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큰 점수차가 생긴다고 점수를 넣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상민 감독은 “다시는 이런 경기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 나부터 반성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으면 한다”며 아쉬워했다. 전자랜드는 14승14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유도훈 감독은 “같은 감독으로서 (이상민 감독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