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자들. 대한체육회 누리집 갈무리
5일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 대한 차별성이나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명의 후보가 지난달 등록을 했지만 그동안 토론회는 딱 한 차례 열렸다. 한국체육학회는 지난 1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5명의 후보자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이나 검증은 사실상 없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전에 5개의 공통질문을 준 뒤 각자 발표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후보자 측근들과 미디어뿐인 청중의 질문도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포츠문화연구소는 “이번 선거는 후보자에 대해 알 권리와 기회가 차단된 재앙이며 코미디”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40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인단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에는 회장을 뽑을 때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회장 등 60여명의 대의원이 투표를 했다. 하지만 3월 통합 대한체육회 출범 이후 투표권 자격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의 협회장뿐 아니라 회원 종목 단체(710명)와 시·도체육회(278명), 시·군·구체육회 인사(355명) 등을 포함해 1405명으로 늘렸다. 파벌이나 부정에 의한 선거를 막고 지역까지 배려한다는 취지다. 회장선거관리규정도 후보자들로 하여금 에스엔에스(SNS)나 전화만으로 선거인과 접촉하도록 하고 있다. 조직 선거나 과열을 막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제대로 된 토론회 한 번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선거인단의 판단을 돕기 위해 최소한 후보자의 상호토론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대한체육회 쪽은 “체육회 홈페이지에 후보자의 이력과 공약이 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선거 공보물을 보냈다”고 했다. 또 “토론을 하려면 후보자간 협의가 이뤄져야 하고, 장소를 빌리고 선거인단을 초청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의 개입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4000억 예산을 집행하는 전국 조직인 대한체육회의 수장을 뽑는 자리다. 권력으로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체육계에는 정부가 특정 후보를 밀고, 다른 후보는 어떻게든 주저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 자율성이 생명인 문화·스포츠단체의 선거에 정부가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대한체육회를 파트너로 보기보다는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투표 당일 후보자의 정견 발표가 선거인단의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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