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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미-러, 아이스하키 맞대결 현장 어땠나

등록 2018-02-17 23:27수정 2018-02-18 00:06

1980년대부터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 단골손님들
이번대회 첫 대회서도 화려함 뽐내며 승부 펼쳐
양팀 응원단도 파랑-빨강 응원복 입고 경쟁 눈길
자국 선수 앞세운 러, NHL 빠진 미국에 4-0 압승
17일 오후 강릉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B조 예선 미국 대 OAR의 경기. 미국 조나단 그린웨이(오른쪽)와 OAR 파벨 닷숙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강릉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B조 예선 미국 대 OAR의 경기. 미국 조나단 그린웨이(오른쪽)와 OAR 파벨 닷숙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80년 2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남자 준결승은 지금도 ‘전설같은 경기’로 불린다. 냉전시대 세계 양강이던 미국과 소련은 스포츠에서도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경쟁을 벌였다. 당시만 해도 앞서 겨울올림픽 21연승을 달리며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던 소련의 전투력이 압도적으로 보였다. 미국은 불과 20살 안팎의 앳된 대학생들로 선수단을 꾸렸다. 그러나 미국은 2-3으로 뒤진 3피리어드에서 소니 그라나토와 마이크 에루지오니가 기적같은 팀플레이로 연속 두 골을 꽂아넣으며 극적인 4-3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당시 미국 쪽 텔레비전 중계진이 외쳤던 ‘카운트 10’은 지금도 아이스하키 역사에서 회자된다. 이후에도 두 나라는 올림픽에서 믿기 힘든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출신 선수들(OAR)이 예선 B조 마지막 경기(3차전)에서 맞붙었다. 경기에 앞서 하키센터를 가득 메운 미국과 러시아 팬들이 응원으로 전초전을 벌였다. 두 팀 팬들은 각각 “유에스에이(USA)”와 “러시아”를 외치며 경기 도중 심판지의 휘슬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큰 함성을 보냈다. 오에이아르팀의 유니폼과 같은 색깔의 빨간 옷을 입은 러시아 팬들은 압도적인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1피리어드 오에이아르의 공격 진영 골문 뒤 응원석을 차지한 뒤, 선수들을 가리키는 ‘붉은 기계’(RED MACHINE)이라는 문구를 한글자씩 새기고 쉬는 시간마다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전을 펼쳤다. 일부에선 구소련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골대 뒤 응원석에선 하얀색 별이 새겨진 성조기를 몸에 두드고 미국 팬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일부 팬들은 한겨울 날씨 속에서 웃통을 모두 벗어젖힌 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미지/평창겨울올림픽 누리집
이미지/평창겨울올림픽 누리집
경기에서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들간 맞대결 답게 엄청난 스케이팅 속도와 현란한 스틱 기술, 강력한 몸싸움으로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의 재미를 과시했다. 펜스가 부서질 듯 강력한 보디체크와 3~4분 꼴로 한번씩 멱살다짐을 벌일 만큼 불꽃이 튀었다. 2쿼터 1분여를 남기고는 오에이아르의 니콜라이 프로코르킨과 미국의 크리스 부크가 거친 싸움을 벌여 동시에 2분간 퇴장을 당하는 등 뜨거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경기는 오에이아르가 4-0으로 미국을 이겼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세계 2위 리그를 가진 러시아 쪽의 오에이아르 선수들의 기량이 미국을 앞섰다.

오에이아르는 1피리어드 8분6초, 세르게이 모지아킨의 패스를 받은 니콜라이 프로코르킨이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퍽을 밀어 선취골을 넣었다. 프로코르킨은 2피리어드 2분14초에도 세르게이 모즈아킨의 도움을 받아 연속골을 뽑았다. 이어 오에이아르는 일리아 코발추크가 2피리어드 0.2초를 남기고 블루라인 바로 앞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세번째 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3피리어드 시작 28초 만에 연속골을 뽑으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미국은 여러차례 결정적인 기회가 골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승기를 내줬다. 0-1로 뒤진 1피리어드 16분 44초, 라이언 도나토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러시아 골대 상단을 때리고 튀어 나오는가 하면 2피리어드에도 여러차례 좋은 슛이 러시아 골리 글러브로 들어가면서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오에이아르는 예선 마지막 경기 승리로 2승1패(승점 6점)를 챙겨 B조 1위로 조별리그 상위 4팀에게 주어지는 8강 직행 티켓을 땄다. 미국은 예선 1승2패(연장 1패 포함·승점 4점)에 그치면서, 하위 8개팀끼리 팀을 정해 단판으로 맞붙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8강에 재도전한다.

강릉/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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