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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협회의 제 발등 찍기

등록 2018-03-06 19:54수정 2021-01-06 14:49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대표팀 전훈 장소 변경 이유로
최대 후원자인 부회장 등 징계
체육회 “무효” 럭비인도 “무리수”
왜 가장 큰 후원자에게 창피를 주지 못해 안달하는 것일까?

대한럭비협회(회장 이상웅)가 지난해 7월부터 협회 내에서 벌인 비상식적인 일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럭비협회는 이 기간 최아무개 부회장을 징계, 해임하기에 총력을 다했다. 결론은 대한체육회의 징계 무효로 제 발등만 찍었다.

과정은 이렇다. 살림살이 빠듯한 럭비 대표팀은 지난해 5월 2주간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갔다. 비용은 역시 럭비 애호가인 최 부회장이 댔다. 그런데 7월 럭비협회는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고 해외 전지훈련을 갔다 왔다”며 존 월터스 감독, 조성철 기술강화위원장, 최 부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자기 돈 쓰고 징계받는 최 부회장은 말할 것도 없고, 월터스 감독이나 조 기술강화위원장도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애초 연간 계획에 뉴질랜드 전지훈련 건은 없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일본 전지훈련을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자 뉴질랜드로 장소를 바꿨다. 럭비협회가 상무에 선수 차출 협조 공문을 보냈고, 대한체육회에 전지훈련 장소 변경을 보고하고 훈련지원금도 수령했다. 사무국에서도 일정과 숙식을 알아보는 등 관례대로 진행됐다.

이런 사정을 아는 대한럭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징계 대신 본인들이 사임했다. 그러자 럭비협회가 회장 기업의 사외이사를 공정위원장으로 앉히고 징계 절차를 다시 밟았고, 11월2일 최 부회장을 해임했다. 2016년부터 7억5천만원 이상 지원하던 최 부회장을 잘라낸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1월18일 절차상 하자로 최 부회장의 해임을 무효 처분했다. 럭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새 위원장이 공정위원이 될 수 없는 협회 내부 임원인 이사 출신으로 무자격자였기 때문이다. 이에 럭비협회는 이사 직함을 떼도록 하고 현 공정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시 징계를 추진할 수도 있다.

럭비협회는 2015년 새 집행부 등장 이후 사무국 직원이 대부분 사퇴했다. 최근 3년까지 사무국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 3명이 연달아 옷을 벗었다. 월터스 감독하고는 임금 지급 등의 문제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장의 럭비인들은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한 럭비인은 “최 부회장에 대한 럭비인들의 신뢰가 높아지자 무리수가 나온 것 같다. 비인기 종목 투자자를 끌어들이기도 어려운데 대안도 없이 내쳐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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