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테니스 세기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 클레이코트에 강한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1회 우승으로 특정 메이저대회 두자릿수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올해 1월 호주오픈 우승으로 역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대회를 20번이나 제패했다.
둘의 희비가 1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8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3400만파운드·약 499억원) 남자단식 8강전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나달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단식 8강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4위·아르헨티나)와 4시간47분의 대접전 끝에 3-2(7:5/6:7<7:9>/4:6/6:4/6:4) 승리를 거뒀다. 2011년 준우승 이후 7년 만에 윔블던 4강 고지를 밟은 나달은 노박 조코비치(21위·세르비아)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 나달은 2008년, 2010년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니시코리 게이(28위·일본)를 3-1(6:3/3:6/6:2/6:2)로 물리치고 4강에 선착했다. 2011년과 2014년, 2015년 등 윔블던에서 총 세차례 우승한 조코비치는 2016년 유에스(US)오픈 준우승 이후 약 1년 0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4강 무대에 복귀했다.
나달과 조코비치의 상대 전적은 26승25패로 조코비치가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나달이 2연승을 거뒀고, 잔디 코트 세 차례 대결에서도 나달이 2승1패를 기록했다.
고개 숙인 로저 페더러. 런던/UPI 연합뉴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자이자 윔블던 통산 8회 우승에 빛나는 페더러는 케빈 앤더슨(8위·남아공)을 상대로 먼저 1, 2세트를 따내고 3세트에서 매치포인트까지 잡고도 결국 2-3(6:2/7:6<7:5>/5:7/4:6/11:13)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페더러는 3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앤더슨의 서브게임에서 매치포인트를 잡고 경기를 끝낼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여기서 앤더슨에게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고, 결국 4시간13분이 걸린 접전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마지막 5세트 게임스코어 11-11, 30-30에서 페더러는 이날 자신의 첫 더블폴트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자초했다. 이어 포핸드 범실까지 나오면서 페더러는 결국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줬고, 앤더슨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4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서브에이스 28개를 퍼부은 앤더슨은 페더러를 상대로 4전 전패를 당하다가 첫승을 따냈고, 지난해 유에스오픈 준우승 이후 메이저대회 4강에 두번째로 진출했다. 앤더슨의 준결승 상대는 존 이스너(10위·미국)로 정해졌다. 이스너는 밀로시 라오니치(32위·캐나다)를 3-1(6:7<5:7>/7:6<9:7>/6:4/6:3)로 꺾었다.
앤더슨과 이스너의 상대 전적은 이스너가 최근 5연승을 거두며 8승3패로 앞서 있다. 이스너의 키가 208㎝, 앤더슨은 203㎝로 코트 위 ‘고공 대결’이 펼쳐진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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