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 영웅 데니스 텐 사망

등록 2018-07-20 01:12수정 2018-07-20 08:38

소치올림픽 남자피겨 동메달리스트
괴한한테 피습 당해 과다 출혈로
구한말 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
지난 2015년 2월14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남자 피겨 시상식에서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텐이 메달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5년 2월14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남자 피겨 시상식에서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텐이 메달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로 잘 알려진 한국계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 데니스 텐(25)이 괴한한테 피습을 당해 숨졌다.

카진포름 등 현지 매체는 소치겨울올림픽 남자피켜 동메달리스트인 텐이 알마티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해 19일 오후(현지시각)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 중 한 사람인 세르게이는 난투극을 벌인 당사자의 얼굴은 기억 못 하지만 구급차에 실려 갈 당시 텐의 한쪽 다리에 혈흔이 낭자했다고 말했다.

아구르탄벡 무하메디울리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 장관은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텐이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렸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칼무한벳 카모프 내무부 장관과 엘잔 비르타노프 보건부 장관은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이 사건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건은 이날 오후 3시께 발생했다. 예르잔 쿠틔고진 중앙병원 담당의사에 따르면 텐은 피습 직후인 오후 3시 23분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당시 텐은 10곳에 칼에 찔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응급차로 이송되면서 텐은 최선의 응급조치를 받았다고 담당의는 말했다. 텐은 우측 상부 세 번째 갈비뼈 부근의 자상이 깊어 온갖 응급조치에도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의 할머니는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다. ‘고려인’인 텐은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선수 이력엔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했고, 한국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하기도 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스타 반열에 오른 뒤에도 한국을 잊지 않았다. 그는 2014년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와 올해까지 4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출전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텐은 그러나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오른발 인대를 다치는 불운에 시달렸지만, 통증을 참고 출전을 강행하기도 했다. 부상 탓에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그는 경기 후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텐은 다섯 살 때 피겨스케이팅 불모지 카자흐스탄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피겨를 시작했다. 환경은 열악했다. 주변에 실내 아이스링크가 없어 야외에서 훈련했다. 너무 추운 날씨 탓에 두꺼운 옷을 겹겹이 껴입은 채로 스케이팅 훈련을 했다.

이후 쇼핑몰에 있는 작은 링크를 전전하며 기량을 키웠고 열 살 때 러시아로 떠나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기량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그는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반 라이사첵의 지도자인 프랭크 캐롤코치에게 지도를 받으며 세계 수준에 접근했다. 2013년엔 세계빙상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카자흐스탄 사상 첫 메이저 국제대회 피겨 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텐은 유독 한국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2015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4대륙 피겨스케이팅에선 역대 남자 싱글 선수 중 세 번째로 높은 289.46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텐의 개인 최고점으로 남았다.

그러나 텐은 평창올림픽이 열린 해에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NBA 돈치치 떠나보낸 댈러스팬 ‘농구장 앞 장례식’ 1.

NBA 돈치치 떠나보낸 댈러스팬 ‘농구장 앞 장례식’

전지희, 신유빈과 대결 뒤 조촐한 은퇴식…“마지막 경기 특별했다” 2.

전지희, 신유빈과 대결 뒤 조촐한 은퇴식…“마지막 경기 특별했다”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3.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쇼트트랙 장성우 “남자 계주, 중국 잡고 1위 하겠다” [가자 하얼빈] 4.

쇼트트랙 장성우 “남자 계주, 중국 잡고 1위 하겠다” [가자 하얼빈]

프로농구 ‘농구영신’ 올해는 차분하게…현대모비스가 가스공사 꺾어 5.

프로농구 ‘농구영신’ 올해는 차분하게…현대모비스가 가스공사 꺾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