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북 단일팀과 남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원코리아 공동응원단’과 교민들이 18일 저녁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주 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자카르타/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카르타·팔렘방 AG 사마사마통신]
일본 군국주의 잔재라는 주장
으랏찻차 등 한국말 대체해야
일본 군국주의 잔재라는 주장
으랏찻차 등 한국말 대체해야
“우리는 어딜 가나 ‘파이팅’(Fighting)을 외치는데, 그건 일본 군국주의 시대의 잔재입니다. 싸우자는 일본식 영어 ‘화이또’에서 온 말인데, 스포츠에 어울리지 않아요.”
지난 1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관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온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내 취재진과 만나 한동안 이런 취지의 말을 하며 열변을 토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유도 남자 무제한급 동메달리스트로 이후 오랫동안 고향인 부산 동아대에서 스포츠에 관한 연구를 해온 그는 “일본에서는 화이토라는 말이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없어졌는데 우리는 아직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장은 심지어 국민체육진흥공단이라 하지 말고 그냥 체육진흥공단이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이란 말은 일제 강점기 ‘황국신민’(皇國臣民)에서 온 말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파이팅은 실제 스포츠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말 같다. 영어식 표현으로도 적합하지 않는데, 한국 선수들은 국제대회 행사 출전에 앞선 미디어 데이 행사 때나 경기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친다. 술자리에서 건배사를 할 때도 파이팅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우리 말에는 이를 대체할 멋진 말들이 있다. 가령 으랏차차 같은 말이다. 국어사전에는 ‘힘내자’는 뜻의 감탄사라고 돼 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아자’가 있다. 스포츠 용어 가운데는 일본 잔재가 적지 않다. 가령 월드챔피언십을 뜻하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일본식 표현이다. 선수권(選手權)이라는 표현은 참 거슬린다. 전국체전도 일본식 표현이다. 대한민국 체육대회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사람은 경기장에서 응원할 때 기름을 부으라는 뜻의 ‘짜요’(加油)를 외친다. 순수 중국식 표현이다. 경기단체를 관장하는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파이팅 등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정희돈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은 이와 관련해 “아시안게임 뒤 체육회, 체육진흥공단과 포럼을 열어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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