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박상영이 19일 저녁(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오른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넘어지고 있다. 자카르타/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열기는 높아 보이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이 중계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만 사람들의 화제로 떠오르지 않는다. 개막식 때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영상 편집을 통해 보여준 오토바이 스턴트 묘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의 돌풍, 펜싱 에페의 올림픽 스타 박상영의 부상 투혼(은메달), 한국 축구대표팀 졸전에 대한 팬들의 분노 등이 대회 초반 눈에 띄는 정도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발표한 역대 올림픽·아시안게임 국민 관심도 조사 결과를 보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75%)을 기점으로 2016 리우 올림픽(60%)까지 국민의 올림픽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개최 1년 전 조사된 평창 겨울올림픽의 관심도(48%)는 더 낮았다. 국내 개최를 대상으로 한 2002 부산 아시안게임(65%)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45%) 조사에서도 관심도는 12년 새 20%포인트나 떨어졌다. 월드컵 축구도 예외일 수 없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관심 저하의 이유는 여럿이다. 학계에서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경제효과 허구성 등 부정적인 측면을 폭로해왔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시설의 사후 활용 난제를 실제로 떠안았다. 취업난 등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 탓에 “메가 스포츠가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2002년 이래 월드컵 관심도를 조사해온 윤영길 한체대 교수는 “과거에는 특정 선수를 응원하면서 월드컵 몰입도가 높았는데 지금은 여러 관심사 중 하나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 스포츠에 대한 무관심은 다양하게 진화하는 생활체육과 대조된다. 엘리트 스포츠에 예산을 쏟는 정부도 체육정책의 방향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국제대회 성적에만 몰두해 유소년 등 저변 강화와 대중화에 소홀했던 종목별 협회도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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