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케에 리카코(가운데)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4관왕에 오르며 종합순위에서 일본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수영 여자 접영 100m 시상식 장면. 오른쪽은 동메달리스트 한국의 안세현(오른쪽), 왼쪽은 은메달을 딴 중국의 장유페이. 자카르타/AP 연합뉴스.
“사고 쳐도 (일본처럼) 성적만 좋았으면…”
일본은 성적은 좋지만 남자농구 대표팀의 성매매 파문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을 전해 들은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농담이다. 농담 속엔 체육회의 초조함이 묻어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 엿새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종합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극명하다.
한국은 23일 오후 3시(한국시각) 현재 한국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5개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금메달 20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27개에 이른다. 금메달 수에서 한국을 두 배 가까이 제치고 성큼성큼 달아나는 모양새다.
한국은 금메달 9개를 기대했던 태권도에서 최대 6개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등 우슈, 사격, 역도, 레슬링, 수영 등에서 기대했던 선수들들이 줄줄이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은 금메달 20개 중 무려 14개를 수영 경영에서 가져갔다. 고교생 이케에 리카코(18)가 자유형 100m와 400m 계영, 접영 50m와 1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대회 첫 4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일본은 한국이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가 격차를 2배로 벌렸다.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 한국 펜싱 남자에페 대표팀이 동메달에 머문 반면 일본이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갔고, 대회 6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승마 마장마술에서도 일본이 금빛 묘기를 펼쳤다.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한국과 일본이 아닌 제3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중반까지는 일본에 뒤지다가 대회 막판 역전에 성공하곤 했다. 금메달 수만 보면, 1998년 방콕(65-52), 2006년 도하(58-50), 2010년 광저우(76-48)까지 모두 그랬다.
그러나 이번 대회만큼은 역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이 2020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엘리트 스포츠를 크게 강화했고, 이번 대회에도 1진급 선수를 대거 파견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효자종목인 양궁(7개), 유도(5개), 사이클(4개), 정구(3개), 볼링(2개)을 비롯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 47개를 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치 금메달 65개에는 12개가 모자란다. 반면 체육회가 금메달 60개를 딸 것으로 예상한 일본은 이미 목표치의 3분의 1을 달성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중국이 남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일본을 견제하고, 육상에서도 서남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을 따돌려야 우리나라가 2위 수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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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