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 업어치기 신기술을 익히느라 손톱이 빠지고 또 빠져 붕대로 칭칭 감은 유도 금메달리스트 안바울의 손.
유도 대표팀 남자 66㎏급 간판 안바울(남양주시청·세계랭킹 7위)의 주특기는 왼팔 업어치기였다. 상대방 하체로 비집고 들어간 뒤 특유의 발구르기로 몸을 넘기는 기술이다. 그는 간결한 동작과 빠른 스피드로 이 체급 최고의 업어치기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업어치기는 안바울의 주무기이자 최대 약점이기도 했다. 상대 선수들은 최근 안바울의 업어치기 기술을 분석해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안바울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바로 ‘오른팔 업어치기’였다. 안바울은 그동안 왼팔과 왼쪽 어깨로 상대 선수를 매쳤는데, 이번엔 오른팔과 오른쪽 어깨로 상대를 고꾸라뜨리는 업어치는 기술을 익힌 것이다.
그는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처럼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훈련량을 늘리며 신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훈련 과정에서 손톱이 수도 없이 깨지고 빠졌다. 그럴수록 붕대를 감고 또 감았다.
결국 안바울의 피와 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결실을 맺었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6㎏급 결승에서 일본 호시로 마루야마(18위)를 경기 시작 50초 만에 바로 그 오른팔 업어치기로 한판승을 거뒀다. 마루야마는 허를 찔린 듯 그대로 몸이 넘어갔다.
안바울은 경기 뒤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던 바로 그 기술이 제대로 걸렸다”며 기뻐했다. 그는 수없이 업어치기를 하느라 붕대로 칭칭 감은 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셀 수 없이 손톱이 빠졌는데, 더 많이 빠져도 상관없다”며 웃은 뒤 “자카르타에 온 뒤 몸에 가볍고 좋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글·사진 자카르타/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6kg에서 금메달을 딴 안바울의 경기 장면. 자카르타/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