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전 감독이 3일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KBLㅊ제공
“…어느덧 3년6개월이 지났습니다. 되새기고 싶지 않은 시간 속에 제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저의 무지와 안이함으로 제 삶의 전부인 농구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는 것입니다. 깊이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듣기만 해도 경악스러운 승부조작 혐의는 벗어던졌지만 여전히 자성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프로농구 전창진(55) 전 감독은 3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서 위원들에게 자필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어 기자들 앞에서 사죄와 함께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 전 감독은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 감독이던 2015년 5월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그해 7월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검찰에서 기각됐다. 이후 같은 해 8월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케이비엘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징계를 받고 코트를 떠났다.
그러나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단순 도박 혐의도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날 재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주 케이씨씨(KCC)가 요청한 전 전 감독의 수석코치 등록을 심의하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전 전 감독의 복귀 꿈은 무산됐다. 재정위원회는 “법리적 상황과 향후 리그의 안정성 및 발전성, 팬들의 기대와 정서를 고려해 등록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승연 재정위원장은 “무혐의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도박 건으로 대법원에 상고중인 점을 고려했고, 지금의 판단은 리그 구성원으로서 아직은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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