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자비를 들여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8 휠체어농구 챔피언결정전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한정환씨
“장애인 스포츠도 보고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왔죠.”
2018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열린 1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는 특별한 자원봉사자가 있다. 자원봉사자 11명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온 한정환(31·서울시 양천구 목동)씨다. 나머지 자원봉사자 10명은 모두 제주에 산다.
한씨는 왕복 항공료와 3박4일 숙박비, 식비까지 모두 자비를 들였다. 족히 40만원은 넘게 들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자원봉사자 모집 사이트(1365.go.kr)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한씨는 이날 체육관 곳곳을 돌며 장비와 기구 정리, 관중 안내, 안전 관리 등을 맡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씨가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때부터다. “자원봉사 동아리에서 요양원과 장애인 시설 등을 방문해 자원봉사를 많이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종교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장애인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한씨는 마케팅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미디어 관련 매니저로 일했다. 그는 “(한국 겨울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신의현 선수 인터뷰 현장에서 일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패럴림픽이 끝난 뒤 다시 ‘백수’가 된 그는 “장애인과 스포츠가 결합된 일을 하고 싶은데 시험이 너무 어렵다”며 멋쩍게 웃음지었다.
글·사진 제주/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