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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짜리 연말 ‘알바’로 100억 챙긴 메이웨더

등록 2019-01-01 16:25수정 2019-01-01 16:42

복싱 경험 전무한 일본 킥복서에게
3차례 다운 빼앗으며 1라운드 TKO승

싱거운 승리 “나는 여전히 은퇴한 몸”
ESPN “어처구니없는 경기”
라이벌 파키아오도 조롱 가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2·미국·오른쪽)가 31일 밤, 일본 도쿄 북부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나스카와 텐신(21·일본)과의 비공식 3분 3라운드 복싱 대결에서 1라운드에 다운을 빼앗고 있다. 메이웨더가 1라운드 2분 19초 만에 티케이오(TKO)승을 거뒀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2·미국·오른쪽)가 31일 밤, 일본 도쿄 북부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나스카와 텐신(21·일본)과의 비공식 3분 3라운드 복싱 대결에서 1라운드에 다운을 빼앗고 있다. 메이웨더가 1라운드 2분 19초 만에 티케이오(TKO)승을 거뒀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은퇴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2·미국)가 복싱 경험이 전무한 일본 킥복서를 가볍게 제압하고 거액을 챙겼다.

메이웨더는 2018년을 마무리하는 지난 31일 밤, 일본 도쿄 북부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나스카와 텐신(21·일본)과의 비공식 3분 3라운드 복싱 대결에서 1라운드 티케이오(TKO)승을 거뒀다.

메이웨더는 시작 공이 울리자 실실 웃으며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만 왼손 훅, 오른손 어퍼커트, 그리고 또 한 번의 오른손 펀치로 나스카와에게 3차례 다운을 빼앗았다.

보다 못한 나스카와 코너에서 기권을 뜻하는 타월이 날아들었다. 1라운드 2분 19초 만이었다. 현장의 일본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페이퍼뷰(PPV·유료 시청)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당혹스러워했다.

메이웨더가 나스카와와 맞붙는다는 발표가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5일이다. 모두를 기겁하게 만든 카드였다. 누구도 이 매치업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킥복싱 전적 27전 27승(21KO)의 나스카와는 일본 자국에서는 ‘신동’ 소리를 듣지만, 메이웨더의 지명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유에프시(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2017년 메이웨더와 복싱 대결을 벌인 코너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와 나스카와가 함께 있는 사진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뒤 “이 작은 꼬마는 누구야? 미친 짓이야”라고 썼다.

메이웨더는 50전 전승에 5체급을 제패했다. 오스카 델라 호야, 매니 파키아오 등 수많은 챔피언을 꺾은 데 이어 2017년 맥그리거와의 ‘세기의 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복싱계에서는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꼽은 세계 스포츠 스타 연간 수입 1위에 4번(2012·2014·2015·2018년)이나 올랐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메이웨더가 일본까지 건너가 사각의 링에서 복싱 경험이 전무한 킥복서와 싸운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메이웨더는 정작 나스카와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런데 메이웨더 쪽에서 시원스럽게 승락을 한 것이다.

메이웨더는 대회 주최사인 일본 격투기 단체 ‘라이진’과 옥신각신한 끝에 모든 규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해갔다. 메이웨더 쪽은 정식 경기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하다고 말했지만 절대로 질 수 없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나스카와가 킥복서 출신임에도 그가 킥을 사용할 경우 1회당 500만 달러(약 55억8500만원)의 위약금까지 설정했다.

게다가 나스카와는 키 165㎝로 메이웨더(173㎝)에 비해 8㎝가 작다. 체중도 5㎏이 덜 나간다. 힘과 체격 차이가 확연했다. 대다수 사람이 나스카와에게는 위험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체급 차이를 깡그리 무시한 매치업이었기 때문이다. 메이웨더가 양보한 것은 나스카와(8온스)보다 좀 더 두툼한 10온스 글러브를 착용한 것뿐이었다.

나스카와는 메이웨더와의 일전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맹훈련을 소화했다. 킥복싱 전적 27전27승(21KO)으로 무패 전적을 가졌다. 그러나 메이웨더는 나스카와를 어린애 다루듯 요리했다.

메이웨더는 경기 뒤 자신이 은퇴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다. 우리 둘 다 재미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웨더는 “나는 여전히 은퇴한 몸이다. 다시 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일본의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여전히 50전 전승이고 나스카와 역시 무패 전적은 그대로다”라고 했다.

메이웨더는 경기 직전까지도 제멋대로였다. 메이웨더는 나스카와와의 대결 시간(오후 11시)를 불과 1시간 반 앞둔 오후 9시30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정 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지각하며 대회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더니 경기 뒤 15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후드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간단하구먼(easy)”이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흰색 롤스로이스에 올라탔다.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이에스피엔은 “어처구니없는 경기”라고 혹평한 뒤 “누가 또다시 이러한 서커스에 돈을 댈지 궁금하다”고 했다.

폭스스포츠는 “메이웨더는 늦게 나타나서는 3분도 싸우지 않고 900만달러(약 100억원)를 손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파키아오는 “새해 결심이 생겼다. 나와 비슷하거나 더 크고, 경험 있는 적수와 계속 싸울 것”이라며 메이웨더를 조롱했다.

메이웨더가 2019년 마지막 날에 일본까지 찾아온 진짜 이유는 돈 때문이다. 메이웨더가 이번 대결로 얻게 될 수입에는 다소 혼선이 있다. 메이웨더는 자국에서 파이트 머니가 200만달러(약 22억원)라고 소개했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인스타그램에는 “내가 도쿄에서 9분짜리 스파링 한 번 뛰고 900만달러(약 100억원)를 번다고 말하면 당신은 어떻겠는가?”라고 썼다.

해외 언론이 밝힌 메이웨더의 판돈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아에프페(AFP)통신은 “관련 보도를 종합할 때 메이웨더가 9분간 뛰고 받는 돈은 8800만달러(약 978억원)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일본 일간 <도쿄스포츠> 역시 지난달 기사에서 메이웨더의 이번 대결 수입이 100억엔(약 1006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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