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왕년의 스타들이 6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추억의 장소에 추억의 스타들이 모였다. 그리고 침체된 여자프로농구 부활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6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 본 경기에 앞서 역대 올스타들이 모인 3대 3 이벤트 매치가 열렸다. 과거 여자농구를 주름잡던 정은순 해설위원,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 박정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부장 등이 오랜만에 코트에 나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2점슛 3개를 넣은 박정은(42) 부장은 “장충체육관은 추억이 많은 곳이고, 오늘 같이 뛴 멤버들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주역들”이라며 “오늘 정말 행복하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며 감회에 젖었다. 현역 시절 ‘총알 낭자’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누렸던 김영옥(45) 전 선수는 “아이 낳고 5년 만에 처음으로 농구를 했다. 코트가 그리웠는데 가슴이 벅차고 흥분된 시간이었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경기장인 장충체육관은 여자농구와 인연이 깊다. 1963년 개관 기념 경기가 동남아 국가 초청 여자농구대회로 열렸다. 1998년 7월 여자프로농구 출범 첫 경기도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케이이비(KEB) 하나은행 강이슬(왼쪽)이 6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오른쪽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이병완 총재.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2005년 8월 이후 13년 만에 다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터전에서는 강이슬(KEB하나은행), 박지수(KB) 등이 호흡을 맞춘 블루스타 팀이 김단비(신한은행), 박하나(삼성생명) 등으로 구성된 핑크스타 팀을 103-93으로 물리쳤다. 강이슬은 3점슛을 무려 10개나 넣으며 32점, 11튄공잡기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66표 중 61표의 몰표를 받았다. 강이슬은 득점상과 3점슛 콘테스트 1위까지 차지하며 겹경사를 누렸다.
이날 장충체육관엔 만석(3920석)에 가까운 3591명이 찾았다. 여자농구가 큰 인기를 끌던 1970년대 최고 스타였던 박찬숙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은 “여자농구가 최근 많이 침체됐지만 오늘 올스타전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과거 영광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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