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국가대표인 춘천시청(리틀 팀킴) 선수들. 연합뉴스
‘팀킴’과 ‘리틀팀킴’, 그리고 ‘컬스데이’까지….
여자컬링이 ‘팀킴’의 아픔을 딛고 잇단 라이벌 대결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팀킴’으로 불리는 경북체육회(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김은정)는 지난해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열풍을 일으키며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지도자 갑질 파문으로 아픔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킴’은 제100회 전국겨울체육대회 컬링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아울러 ‘리틀 팀킴’ 춘천시청(김민지·김혜린·양태이·김수진), ‘컬스데이’ 경기도청(김은지·엄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 등 ‘3강’이 경쟁하며 라이벌 구도를 만든 것도 흥미롭다.
춘천시청은 지난해 8월 2018~2019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팀킴’을 꺾고 국가대표 팀으로 선발됐다. 지난해 2월 송현고를 갓 졸업한 스무살 동갑내기로 이뤄진 춘천시청은 2018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 금메달에 이어 2019 컬링월드컵 3차전에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 금메달 팀인 스웨덴을 꺾고 우승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겨울체전에서는 4강에서 ‘팀킴’과 맞붙어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아쉽게 져 동메달을 가져갔다. ‘팀킴’의 새 스킵 김경애는 춘천시청에 대해 “후배들이 좋은 기량을 펼쳐서 잘한것 같다. 우리는 영상 분석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은 이번 겨울체전 결승에서 접전 끝에 ‘팀킴’을 7-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며 겨울체전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도청은 그동안 경북체육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겨울체전 등에서 자주 마주친 오랜 라이벌 팀이다.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컬링과 걸그룹 ‘걸스데이’를 합친 ‘컬스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소치 멤버는 김은지와 엄민지만 남았다. 엄민지는 “그냥 경기도청으로 불리고 싶다”며 새로 정비한 팀으로 새 출발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경북체육회(팀킴) 선수들이 일본과 4강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춘천시청은 다음주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이어 오는 5월, 월드컵 1, 2, 3차 대회 우승팀끼리 치르는 ‘왕중왕’전에 출전한다. 이 대회가 끝나면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야 한다.
2019~2020 국가대표 선발전인 2019 한국컬링선수권대회는 오는 7월 열리는데 경북체육회, 춘천시청, 경기도청의 치열한 태극마크 쟁탈전이 예상된다.
‘팀킴’ 김은정은 “우리나라 여자팀이 많이 성장한 것은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다. 세계 무대에 어느 팀이 나가든 한국이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