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이대헌이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전 2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챔프전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자랜드는 열세 예상과 달리 챔프전 원정 1, 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유 감독이 기대했던 ‘미친 선수’ 이대헌(27·1m96) 덕분이다.
이대헌은 라건아와 함께 현대모비스 센터 함지훈(1m98)을 찰거머리처럼 막았다. 특히 2차전에선 3점으로 묶었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에서 현대모비스에 1승5패로 밀렸다. 함지훈 수비에 구멍이 뚫린 탓이 컸다. 그러나 이대헌이 군 복무 2주 단축으로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난달 20일 극적으로 팀에 합류하면서 유 감독의 고민이 해결됐다.
함지훈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2015년 서울 에스케이(SK)에 입단한 뒤 한 시즌 만에 전자랜드로 옮겼다. 농구팬들에게 생소했던 그는 상무에서 ‘근육맨’으로 변신했고, 창원 엘지(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3분2초만 뛰고도 평균 10점 4튄공잡기를 해냈다. 챔프전에서도 1차전 11점, 2차전 14점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유도훈 감독은 이대헌이 입대하기 전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꾸고, 센터치곤 키가 크지 않으니 3점슛을 장착하라”고 주문했다. 이대헌은 유 감독 말처럼 변신했다. 팀 선배 박찬희가 “웨이트 트레이닝 중독자”라고 할 정도로 ‘근육맨’으로 변신했고, 내성적인 성격도 훨씬 활달해졌다. 여기에 3점슛까지 장착해 전자랜드의 비밀병기로 변신했다.
이대헌은 “(3, 4차전이 열리는) 홈에서는 더욱 자신이 있다. 똑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흙속의 진주’ 이대헌의 활약으로 챔피언전이 요동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