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김태옥이 21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19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 2차전에서 공을 컨트롤하며 공격하고 있다. KWBL 제공
휠체어농구리그에서 암 선고 두달 만에 다시 코트에 나선 선수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시청 김태옥(31) 선수.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다가 2020 도쿄패럴림픽 예선을 앞둔 지난 10월, 위암 2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팀이 2019 휠체어농구리그에서 단독선두를 달리는 데 기여하고 있었지만 시즌 중반 코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국가대표 유니폼도 반납했다. 다행히 위 절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항암 치료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20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그가 다시 코트에 나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몸무게가 평소 69㎏에서 58㎏으로 11㎏이나 줄어든 그는 6차례 예정된 항암 치료 중 아직 4번의 치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의 챔프전에 나선 것이다. 그것도 풀타임(40분)에 가까운 31분 29초를 소화했다. 득점은 4점에 그쳤지만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도맡았다. 그는 이어 21일 챔프 2차전에서도 전반 20분을 모두 뛰며 6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에 이미 44-18로 점수가 벌어지자 한사현 감독은 후반에 그를 쉬게 했다.
한사현 감독은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고, 의사도 출전을 허락했다”며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인데 나서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태옥 선수는 2차전을 마친 뒤 “암을 꼭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고, 주변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많이 줬다. 특히 챔피언전 무대에는 꼭 나서고 싶었다”며 “반드시 암을 극복해 내년 도쿄패럴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2일 마지막 3차전에서 팀의 첫 우승에 힘을 보탠다.
춘천/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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