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열정, 도전!
최근 막을 내린 2019 케이더블유비엘(KWBL) 휠체어농구리그 슬로건이다. 최욱철(66) 한국휠체어농구연맹 총재는 이 슬로건처럼 희망과 열정, 도전정신으로 휠체어농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강원도 강릉이 고향으로 3선 국회의원(14·15·18대) 출신인 그는 지난 4월 제3대 총재에 취임한 이후 1년도 안된 사이 제6구단 창단과 타이틀스폰서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국내 휠체어농구리그는 2015년 아시아 최초로 출범해 올해 5회 대회를 진행했다. 올해도 5개 팀이 출전해 3라운드까지 팀당 12경기를 벌인 뒤 서울시청을 챔피언으로 탄생시키며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휠체어농구리그는 최근 춘천시청팀 창단으로 내년부터 6개 팀이 참가한다. 최 총재가 휠체어농구리그의 숙원이던 제6구단 창단을 단번에 해결한 덕분이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수 춘천시장이 제 뜻에 공감해 흔쾌히 팀을 창단했다”며 “휠체어농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경비가 적게 든다. 자치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창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 총재는 내년에 7구단, 내후년에 8구단을 만들어 자신의 임기(3년) 안에 명실상부한 리그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다.
최 총재는 휠체어농구리그 최초로 타이틀스폰서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9월 국내 종합화장품 기업인 제이준코스메틱(주)과 내년부터 3년간 9억원을 지원받는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활용해 휠체어농구 선수들이 좀더 나은 여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최욱철(가운데) 한국휠체어농구연맹 총재가 지난 22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서울과 제주의 2019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올해 한국휠체어농구의 경사는 또 하나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을 꺾고 2위에 오르며 20년 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최 총재는 “내년 도쿄패럴림픽에서 목표는 4위지만 내심 메달까지도 기대하고 있다”며 “제 역할은 선수들이 마음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최 총재가 휠체어농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변효철 전 총재 시절 연맹 이사로 참여하면서부터다. 그는 “장애를 딛고 일어나려는 의지와 열정을 보면서 휠체어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며 “장애 등급이 고루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최 총재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간격을 좁히는데 운동만큼 좋은 게 없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휠체어농구 교본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김동훈 스포츠팀장
cano@hani.co.kr, 사진 한국휠체어농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