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김택수(위) 짝이 21일 수분충전 링티 코로나19 극복 올스타 탁구대회 무관중 레전드 대결에서 추교성-이철승 짝과 대결하고 있다.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제공
“연습 많이 못 했다.”(유남규-김택수)
“경기 때는 달라진다.”(추교성-이철승)
21일 경기도 수원 경기대학교 안 광교씨름체육관. ‘수분충전 링티 코로나19 극복 올스타 탁구대회’ 무관중 레전드 대결을 앞둔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과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연습 많이 못 했다”며 엄살을 떨었다. 상대인 추교성 여자탁구대표팀 감독과 이철승 삼성생명 감독은 “경기 들어가면 다르다”며 바짝 경계했다.
심판으로 나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퍼스트 게임 추교성 서브” 선언으로 시작된 경기는 치열했다. 모두 펜홀더 전형으로 나선 네 선수는 한국탁구의 ‘전설’이란 별칭 그대로 묘기 쇼를 펼쳤다. 유남규의 기막힌 왼손 받아치기 랠리, 김택수의 전진 드라이브에 추교성과 이철승은 움찔했다. 관록은 여전한 듯, 첫 세트는 유-김 짝의 11-8 승.
주심으로 나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이철승과 자리를 바꿔 실전에서 1점을 따준 뒤 기뻐하고 있다.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제공
하지만 2세트에 추교성과 이철승의 반격이 시작됐다. 주심석의 유승민 회장도 이철승 감독과 자리를 바꿔 실전에 나서 1점을 보태고 들어가는 등 생중계된 유튜브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했다. 결국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추-이 짝의 역공(13-11)이 성공했다.
3세트는 불꽃이 튀겼다. 김택수 감독은 땀을 뻘뻘 흘렸고, 유남규 감독은 펜스 위로 넘어지면서도 공을 받아냈다. 결국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결승에서 추-이 짝에 져 준우승했던 유-김 짝이 11-9로 마무리하면서, 세트스코어 2-1로 우승했다. 상금 100만원.
유남규 감독은 “체력을 아끼기 위해 왼손, 오른손으로 받아쳤다. 아시안게임 때 방심해서 졌기 때문에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택수 감독은 “긴장도 많이 했고, 작전도 짜면서 최선의 경기를 했다. 이런 장면들이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추교성과 이철승 감독은 “두 선배님은 대한민국 탁구의 레전드다. 함께 경기할 수 있는 자체가 즐거웠다. 다음에 복수전을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탁구대회는 코로나19 시대 협회가 어떻게 팬과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가를 보여준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 실제 대회 포맷은 아마추어 동호인과 국가대표의 16강 ‘맞짱’ 대결로 이뤄졌다. 팬들을 위해서라면 협회 회장, 부회장(유남규), 전무이사(김택수) 등이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시대가 바뀌었다. 엘리트만이 아니라 생활체육과 함께해야 한다. 어찌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대회다. 앞으로 이런 이벤트를 활성화해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는 정영식(국군체육부대)이 황민하(미래에셋대우)를 4-1(11:8 8:11 11:7 11:6 11:6)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500만원. 정영식은 이날 발표된 남자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수원/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한국 탁구의 레전드인 김택수와 유남규.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