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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올림픽] 기수를 보면 한·중·일 특색이 보인다

등록 2021-07-23 14:16수정 2021-07-23 16:20

한국 선수단 기수 김연경·황선우로 ‘세대교체’ 표현
일본은 다양성·조화…중국, 장신 선수로 ‘대국주의’
한국 여자배구 올림픽대표팀 김연경이 21일 오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 올림픽대표팀 김연경이 21일 오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사상 첫 ‘남녀 공동 기수’(선수 대표단 앞에 서서 기를 드는 일을 맡은 사람)가 적용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한·중·일 기수별 특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국은 올림픽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선수단 대표이자, 국가의 얼굴인 기수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대한민국은 1988년생 김연경(여자배구)과 2003년생 황선우(수영)를 공동 기수로 내세웠다. 두 사람은 한국 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선수단 주장인 김연경은 2012 런던, 2016 리우에 이어 세 번째로 출전하며 마지막 메달 사냥에 나선다.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의 신예로 거듭난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한국 신기록, 자유형 200m 세계 주니어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13년 만에 메달을 딸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생애 첫 번째 올림픽인 황선우와 마지막 올림픽인 김연경은 한국 스포츠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개최국인 일본의 언어 순서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순서에 따라 대한민국 선수단은 개막식에서 103번째로 입장하게 된다.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스 소속이자 2020도쿄올림픽 일본 선수단 기수인 하치무라 루이. 엔에이치케이(NHK) 누리집 갈무리.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스 소속이자 2020도쿄올림픽 일본 선수단 기수인 하치무라 루이. 엔에이치케이(NHK) 누리집 갈무리.

일본은 ‘다양성’과 ‘조화’를 대회 목표 중 하나로 내세운 도쿄올림픽 취지에 따라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하치무라 루이(23)와 레슬링 선수 스자키 유이(22)를 공동 기수로 선정했다. 아프리카 베냉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치무라는 일본인 최초로 2019년 엔비에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워싱턴 위저스에 지명됐다. 스자키는 2017년과 2018년 세계레슬링선수권 여자 자유형 50㎏ 우승자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큰 선수로 꼽힌다. 두 선수는 키 차이(하치무라 203㎝, 스자키 153㎝)도 상당해 개막식을 지켜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2020도쿄올림픽 중국 선수단 기수 중 한명인 주팅. <중국중앙방송>(CCTV) 누리집 갈무리.
2020도쿄올림픽 중국 선수단 기수 중 한명인 주팅. <중국중앙방송>(CCTV) 누리집 갈무리.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노리는 중국은 장신 기수를 앞세워 ‘대국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리우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자오솨이(26)와 배구 선수 주팅(27)의 키는 각각 188㎝과 1m98㎝에 달한다. 중국은 1984 엘에이(LA)올림픽부터 키가 큰 남자 농구 선수를 기수로 선정해왔다.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226㎝인 야오밍이 기수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남자 농구 예선에서 대표팀이 탈락하면서 기수 선정에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주팅은 여자 선수 최초로 기수로 활약하게 됐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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