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꿈 올림픽. 한 차례 연기됐던 2020도쿄올림픽이 다시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여부는 여전히 아리송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꿈의 무대를 준비한다. 사진은 개막 100일 앞두고 지난 4월 14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태권도 국가대표팀 이대훈이 훈련하는 모습. 연합뉴스
태권도 종주국의 간판 이대훈(29·대전시청)이 세 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한풀이에 실패했다.
생애 처음 올림픽에 나선 이아름(29·고양시청) 역시 첫판에서 져 한국 태권도는 이틀 연속 '노 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이대훈은 25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이틀째 남자 68㎏급 16강전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와 연장 승부끝에 무릎을 꿇었다.
2분씩 3라운드 경기에서 19-19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뒤 먼저 두 점을 뽑는 선수가 승리하는 골든 포인트제 연장에서 시작한 지 17초 만에 상대 왼발에 먼저 몸통을 맞아 2실점하고 패했다. 이로써 이대훈은 8강 진출이 좌절돼 금메달 도전도 멈췄다.
라시토프가 결승에 올라야 이대훈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이라도 바라볼 수있는 처지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한국 태권도가 선수가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한 것은 은퇴한 황경선(2004, 2008, 2012년)과 차동민(2008, 2012, 2016년)에 이어 이대훈이 세 번째다. 이대훈은 58㎏급에 출전한 런던 대회에서는 은메달, 68㎏급에 나선 리우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에서 체급을 달리해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건 한국 태권도 선수는 이대훈뿐이다.
이대훈은 도쿄에서 금메달에 재도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일찌감치 정상을 밟아본 이대훈이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면 런던 대회 때부터 미뤄온 4개 메이저 대회 우승(그랜드슬램)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판에서 충격적인 패배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대훈은 이 체급 세계랭킹 1위다. 반면 라시토프는 58㎏급에서 뛰다가 체급을 올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터라 68㎏급 랭킹이 없어 가장 낮은 17번 시드를 배정받았다. 58㎏급 랭킹도 32위에 불과한 무명 선수다.
라시노프는 32강전을 치르고 이대훈 앞에 섰다.
이대훈은 1라운드에서 10-3으로 앞서며 무난히 8강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2라운드 중반 라시토프가 회전 발차기 공격을 이대훈의 머리에 적중해 5점을 뽑는 등 기세를 올려 순식간에 15-11로 점수 차가 줄어들었다.
이대훈이 17-11로 앞선 채 2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비디오 리플레이로 인해 3라운드 시작이 지연됐다.
지친 모습의 라시토프에게는 체력을 회복할 기회가 된 듯했다.
3라운드에서 이대훈은 라시토프에게 회전 몸통 공격과 헤드 킥 등을 허용하고 18-19로 역전당했다.
그러고는 종료 11초 전 상대 감점으로 겨우 동점을 만들어 연장까지 벌이게 됐으나 결국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아름도 여자 57㎏급 16강전에서 대만의 로자링에게 연장 승부 끝에 18-20으로패했다.
3라운드까지 18-18로 맞선 뒤 연장에서 먼저 연속 감점으로 2점을 빼앗겼다.
이아름 역시 로자링이 결승에 진출해야만 패자부활전에 나서서 동메달에 도전할수 있다. 이아름에게 올림픽은 이번 도쿄 대회가 첫 출전이다. 이아름도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데뷔전에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믿었던 이대훈과 이아름마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이틀째 '노 골드' 상태다. 아직 결승에 오른 선수조차 없다.
전날 남자 58㎏급 장준(한국체대)이 4강에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겨 동메달을 땄고, 여자 49㎏급 심재영(춘천시청)은 8강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