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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여-남 ‘수영 대결’ 진풍경…혼성 종목 2배로

등록 2021-08-02 04:59수정 2021-08-02 20:24

여성 참가 늘어나는 혼성전 18종목
육상·수영·양궁·사격 등 첫 혼성 경기
수영 혼성 혼계영은 역영 순서도 없어
성평등 올림픽 정책 일환…IOC 확대 전망
도쿄올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 트라이애슬론 혼성경기에서 우승한 영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 트라이애슬론 혼성경기에서 우승한 영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믿을 수 없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어요. 어마어마한 느낌이에요.”

역대 올림픽 최초로 열린 육상 4X400m(1600m)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폴란드의 앵커 카예탄 두신스키의 말이다. 두신스키는 카롤 잘레프스키, 나탈리아 카치마레크, 유스티나 시비엥에르세티츠와 팀을 이뤄서 지난 31일 도쿄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혼성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3분09초8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도미니카공화국(3분10초21), 미국(3분10초22)을 가까스로 제쳤다. 폴란드가 올림픽 4X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이다. 금메달은 처음. 두친스키 등은 혼신의 경주를 마친 뒤 트랙에서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4X400m 혼성 계주는 2019 도하육상선수권대회 때 첫선을 보였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혼성 종목은 육상뿐만이 아니었다. 수영,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도, 권총 트랩 경기에서도 첫 혼성전이 펼쳐졌다.

수영에서는 4X100m 혼성 혼계영이 펼쳐져서 영국이 중국, 오스트레일리아를 꺾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수영은 남녀 2명씩 참가했는데 역영 순서는 정해지지 않아 여성·남성 선수가 물속 경쟁을 펼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영국은 역시나 도쿄에서 처음 채택된 트라이애슬론 혼성 계주에서도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은 남녀 2명씩 총 4명이 팀을 이뤄 선수 개인당 수영 300m, 사이클 6.8㎞, 달리기 2㎞를 완수한 뒤 다음 주자가 같은 방식으로 경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3명씩 참가한 유도 혼성전은 프랑스가, 남녀가 짝을 이룬 사격 트랩 혼성 단체전에서는 스페인이 우승했다.

7월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4*400m 혼성 계주에서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에게 바톤을 넘겨주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7월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4*400m 혼성 계주에서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에게 바톤을 넘겨주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는 현재 기존에 혼합복식 경기가 있던 탁구, 배드민턴 등을 합해 총 18개 종목에서 혼성전이 펼쳐지고 있다. 리우올림픽 때는 혼성 종목이 9개였다.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겨줬던 종목도 양궁 혼성 단체전(안산·김제덕)이었다. 양궁 혼성전도 이번 대회에 처음 채택됐다.

혼성전에 대한 선수들 인식은 꽤 긍정적이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 금메달을 딴 조지아 테일러브라운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내 영웅 중 한 명인 조너선 브라운리와 한 팀으로 경주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면서 “브라운리 등으로부터 우리가 영감을 얻었듯 다른 세대도 우리를 보면서 영감을 얻기를 원한다”고 했다. 영국 수영 3관왕에 오른 애덤 피티는 “혼성 경기는 정말 재미있다. 스포츠에는 이런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애덤 피티(왼쪽)가 31일 열린 수영 혼성 4*100m 계주에서 세계 기록으로 우승한 뒤 마지막 주자인 애나 홉킨을 물밖으로 꺼내주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영국 애덤 피티(왼쪽)가 31일 열린 수영 혼성 4*100m 계주에서 세계 기록으로 우승한 뒤 마지막 주자인 애나 홉킨을 물밖으로 꺼내주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평등 스포츠를 계속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개회식 때 남녀기수가 입장할 수 있게 규칙을 수정했고, 이번 대회 복싱 종목에서는 남성 체급을 하나 줄이고 여성 체급을 늘려 남녀 체급 수(7개)를 동등하게 했다. 여성 선수 참가가 늘어나게 되는 혼성전도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대회 전체 참가 선수 49%가 여성이 됐다. 이는 역대 올림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1896년 초대 올림픽 때는 여성이 아예 참가할 수 없었고, 1900년 올림픽 때도 테니스, 골프, 요트, 크로켓 종목에서만 출전이 허용됐다. 아이오시는 2024 파리올림픽 때는 남녀 출전 선수 성비를 50 대 50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후 올림픽에서 혼성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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