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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 특집

‘양학선 바라기’ 신재환, ‘도마의 신’ 계보 이었다

등록 2021-08-02 19:39수정 2021-08-03 16:45

남자 체조 도마 깜짝 금메달
2012 런던 양학선 이후 9년만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메달 기대주는 양학선(29)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은 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예선(7월24일)에서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새로운 도마 황제를 꿈꾸는 신재환(23)이 1, 2차 시기 평균 14.866점을 획득해 예선에 참가한 선수들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열린 월드컵에서 두차례 우승하기는 했으나 올림픽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지는 누구도 몰랐다. 반면 양학선은 1, 2차시기 평균 14.366점으로 예선 9위로 밀리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2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결선 무대. 8명 선수 중 6번째 선수로 출전한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공중에서 세바퀴 반을 돈 뒤 착지하는 난도 6.0의 ‘요네쿠라’ 기술을 선보였다. 착지 때 선을 밟으면서 0.1점이 감점됐지만 워낙 고난도 기술이어서 14.733점의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에는 공중에서 두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난도 5.6의 ‘여2’ 기술을 뛰었다. ‘여2’는 전날(1일) 체조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의 아버지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고유 기술이다. 신재환은 2차 시기 때는 완벽한 착지를 보여주면서 14.833점을 받았다.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중간 순위 1위로 올라간 신재환은 남은 두명의 연기를 기다렸다. 두 선수 중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이 1, 2차 합계 신재환과 같은 점수를 받았으나 동률일 경우 1~2차 가운데 높은 점수(신재환 14.833, 아블랴진 14.800)로 판가름하는 대회 규정상 신재환이 1위가 됐다. 

신재환의 시도 난도 점수(6.0)가 더 높았다. 결국 신재환은 극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체조장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남자 체조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12 런던올림픽 양학선 금메달(도마) 이후 9년 만. 한국 체조 통산 11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두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신재환은 여홍철, 양학선에 이어 ‘도마의 신’ 계보를 확실하게 이었다.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재환은 11살에 체조를 시작했는데 유독 도마 종목에만 꽂혔다. “4초밖에 안 되는 짧디짧은 시간에, 짧고 강렬하게 4초 안에 끝내는” 매력이 그를 사로잡았다. 주위에서는 다른 종목 훈련도 권유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 시간에 도마를 더 연습하자” 싶었다. 확실히 한 우물만 팠다. 신재환의 우상은 다름아닌 양학선. 중학 시절부터 팬이 됐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 따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입덕’(팬이 됨)을 했다. 그 이후에는 양학선만 따라했다”고 밝혔다. 구사하는 기술까지 양학선과 똑같으니까 그의 팬심이 어느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똑같이 목에 걸었다.

그 또한 여느 선수들처럼 악바리다. 한 번 기술을 쓰고 나면 보통 5분 정도는 쉬어야 하는데 그는 30초 만에 다시 뜀틀을 넘었다. 그렇게 하루 30차례 이상 4초의 승부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이런 노력이 모이고 모여서 랭킹 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였고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현재 세계 최고 ‘도마의 신’이 누구인지를 증명해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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