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예선 풀리그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의 베이징 여정이 조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4년 전 평창의 기적을 재현하려 했지만 힘이 부족했다. “후회 없이 경기해 보자고 했는데 후회가 조금 남는다”는 김초희(26)의 말처럼 아쉬움 가득한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이었다.
팀 킴은 17일 중국 베이징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웨덴에 4-8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팀 킴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 결승전 때도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을 땄다.
한국은 이날 4강 경쟁팀 일본이 스위스에 4-8로 패하면서 스웨덴을 이긴다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준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긴장했는지 자잘한 실수가 나왔다. 후공이던 6엔드 3-2로 앞선 상황에서 3점을 노린 스킵(주장) 김은정의 마지막 샷이 빗나가며 오히려 스웨덴에 1점을 뺏긴 게 뼈아팠다.
팀 킴은 결국 4승5패, 최종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영국, 일본 등 까다로운 팀들에 승리한 반면 미국, 중국에 연달아 패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김은정 또한 경기 뒤 “중국전은 확실히 잡고 갔어야 하는 경기였는데 부족함이 있던 것 같다”고 했다.
경상북도 의성 출신의 친구(김은정, 김영미)와 친동생(김경애) 등으로 구성된 팀 킴은 평창 대회에서 기적의 행보로 국내에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시 후보 선수였던 김초희가 이번에는 세컨드로 나선 것 외에 팀 구성은 똑같았다.
팀 킴은 평창 대회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도자 갑질을 폭로하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경북체육회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에는 한동안 소속팀도 없었다. 다행히 강릉시청에 둥지를 틀기는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 부족을 겪었다. 올림픽 출전권도 지난달에야 따냈다.
김은정은 “두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울먹이며 “지난 시간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아서 이번 올림픽에서 보답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임명섭 여자 컬링 감독은 “전세계 컬링 선수보다 우리 선수들은 1, 2년 늦게 출발했음에도 여기까지 온 것이 자랑스럽다. 경기를 통해 배울 점이나 전술이 많았는데 잘 보완해 다음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여자 컬링 준결승전(18일) 대진표는 스위스(8승1패·예선 1위)-일본(5승4패·예선 4위), 스웨덴(7승2패·예선 2위)-영국(5승4패·예선 3위)으로 결정됐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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