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김대건 신부 척추뼈 거래 광고 사과

번개장터 화면 갈무리

가톨릭 서울대교구가 한국 가톨릭 첫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인터넷 장터에서 판매된다는 광고가 나도는 등의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개인적으로 성인의 유해를 소유하고 있는 이들에게 오는 9월까지 서울대교구 사무처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10일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최근 성인 유해 보존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교구 내 103개 본당에서 성인 유해를 모시고 있고, 그중 85개 본당이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교구는 성인 유해에는 반드시 교구장이 확인한 증명서가 필요하지만 유해증명서를 분실한 본당이 적지 않아서 확인 과정을 거쳐 증명을 재발급해 앞으로 유해 보존 상황을 좀 더 분명하게 감독함으로써 가짜 유해의 유통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9월 순교자성월까지 성인 유해 안치 상황을 신고하거나 교구에 봉헌해 유해를 필요로하는 국내외 성당에 모실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신고 기간이 끝난 후에는 교구장의 증명서가 없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교회법상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3월26일 인터넷 장터 사이트에 성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1000만원에 판다는 광고가 게시되어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사회에 큰 충격을 주어 주교회의 상임위가 모든 교구에서 성인 유해를 전수조사할 것을 당부함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 조사 결과 가톨릭대 신학대학의 전례박물관장을 지낸 이기명 신부가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 분배 일지를 기록한 바에 따르면 유해 분배는 1969년부터 시작됐고, 1983년에는 다음 해 103위 시성식을 준비하기 위한 기도회나 행사 등을 위해 유해가 대량 분배된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대교구 측은 당시 유해는 관례와 전통에 맞게 분배했으나 유해를 수령한 사람의 자세한 신상정보가 없거나 대부분이 선종한 상태라서 증언을 수집하기 어려웠고, 1983년 모 본당에서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전시 도중 도난당한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대교구 사무처는 본당 이외 수도회 등 김대건 성인 유해 및 순교자 유해의 배포 상황에 대해 다각도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