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안보고 씹는 입만 탓해…괴물로 각인” 쓴 소리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청화 스님(66·청암사 주지)이 25일 서울 봉은사에서 주지인 명진 스님을 대신해 법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 등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날 초청법회에 나온 청화 스님은 ‘나를 보라’는 법문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온갖 추파를 보내며 ‘날 좀 보소’라고 노래 부르지만, 국민들은 4대강 사업만 보고 있다”며 “(권력이) 사람 잡는 데 사용되면 괴물이 되는데, 이 대통령은 괴물로 각인돼 국민들에게 ‘나를 보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비난의 대상으로 여기저기서 씹히는 껌이 됐다”며 “문제는 자신의 허물을 보지 않고, 씹는 입만 탓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과 보수언론을 겨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텔레비전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거나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에 아예 침묵하는 등 두 가지 태도만 있다”며 “신문, 특히 보수언론은 권력을 비판하기보다 자의적으로 색깔공세, 편가르기를 함으로써 존재이유를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봉은사 직영사찰 외압 논란과 관련해 청화 스님은 “명진 스님과 불자들이 많이 불편해하고 술렁이는 것으로 안다”며 “종단과 봉은사는 충돌하지 말고 존중·양보하여 원만히 타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는 정당한 것을 잘못으로 보고 화살로 공격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역시 자신을 향해 화살을 쏠 줄 모르는 사냥꾼”이라고 꼬집었다.
황춘화 기자, 조현 종교전문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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