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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얼굴 맞댈 ‘봉은사’ 토론…직영 배경 밝혀질까

등록 2010-04-27 20:40

30일 총무원·봉은사·불교단체 한자리에

자승원장 불참…2인자 영담스님이 참석

불교계의 최대 현안인 ‘봉은사 문제 토론회’가 30일 오후 2시 열린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1번지 총무원 청사 지하 공연장.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 불교단체에서 3명씩 모두 9명이 나와 ‘우리는 선우’ 대표 성태용 건국대 교수의 사회로 6시간에 걸쳐 백분토론식 난상토론을 펼친다. 지난달 21일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외압 발언을 폭로하면서 한달 이상 일요법회 설법과 성명을 통해 공중전만 펼쳤던 봉은사 쪽과 총무원 쪽이 한자리에서 얼굴을 맞대게 된 것이다.

‘봉은사 사태’의 핵심 두 당사자는 지난달 11일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자승 총무원장과, 이는 여권의 외압에 의한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기를 든 명진 스님이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명진 스님은 나오지만, 직영 결정 당사자인 자승 원장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직영 지정 배경’ 등 핵심 사안에 접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총무원 쪽에선 총무원장 다음 서열 2위인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자승 스님을 대신하게 된다. 총무원 김영일 기획차장과 박용규 총무차장이 영담 스님과 함께 자승 원장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봉은사 쪽에선 명진 스님과 함께 부주지 진화 스님과 신도회 대표가 나선다. 명진 스님이 천일기도를 하는 동안 봉은사 안살림을 도맡았던 진화 스님은 지난해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선거대책위원장을 하며 자승 스님의 당선을 도왔다. 하지만 중앙종회 총무분과 간사로서 봉은사 직영 지정 안건 통과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법정 스님의 열반 소식을 듣고 ‘다비장 대변인’으로서 열반사실 기자회견을 하며 오가는 사이 법안이 통과되자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봉은사 쪽은 사찰운영에 이미 신도들을 참여시킨 사부대중공동체인 만큼 직영지정에도 신도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토론회에 신도대표를 포함시켰다.

극한 대결로 치달은 양자간 갈등을 화쟁으로 이끌 책임을 맡은 불교단체 대표들의 면면 또한 만만치 않다. 조계종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한 뒤 산사로 돌아가곤 했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도법 스님이 나온다. 또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인 북한산 금선사 주지 법안 스님이 함께한다. 지관 총무원장 시절 총무원 기획실장을 지낸 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을 맡았던 법안 스님은 불교계에서 가장 탁월한 논리의 소유자로 꼽힌다. 여기에 참여불교재가연대 산하 불교자정센터 정책위원장으로서 불교계의 비리를 냉철히 감시해왔던 윤남진 엔지오리서치소장이 가세한다. 시시비비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자승 원장의 손을 들어주는 본사 주지 모임과 종회의원들과 원로회의 성명서처럼 권력의 향배에 의해 저울추가 달라지는 면면은 아니다.

이날 토론회는 방청석으로부터 질문지를 받아 토론에 반영한다. 토론 의제에 제한도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 명진 스님에 의해 제기돼 김영국 조계종대외협력위원이 확인했던 (직영 과정에서 정권의) ‘외압설’ 등도 모두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토론의 핵심 쟁점은 우선 ‘자승 원장이 왜 갑자기 봉은사 직영 지정을 결정했는지’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봉은사 직영 배경에 대해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승가교육 재원 마련을 위해’라고 말하고, 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남북 포교벨트 구축을 위해서’라고 답하는 등 말이 다른 가운데 정작 자승 스님이 형제처럼 지내온 명진 스님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이런 무리수를 감행한 이유가 최대 관심사다. 명진 스님은 다시 한번 외압설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봉은사 직영 지정의 목적이 정당했는지, 지정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자승 스님의 원장 취임 이후 정치권력으로부터 불교의 자주성이 훼손되지 않고 있는지 등도 주요 토론 의제가 돼 토론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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