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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다시 조명받는 ‘한국 민중신학’

등록 2010-06-30 21:06

소장 학자들, 관련 책 잇단 발간

소외 계층과 구원의 관계 되새겨 미국, 유럽 등 서구에 신학을 공부하러 간 한국 기독교인들이 그곳의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동양의 종교와 고전, 또는 ‘한국만의 독특한 신학’을 묻는 질문들에 대꾸를 못해 쩔쩔맸다는 후일담들이 어제오늘 새삼스레 들려온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서구에서 수입된 신학을 배우는 데만 급급했을 뿐 정작 ‘우리 것’에 대해선 제대로 알려 들지 않은 풍토가 빚어낸 당연한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제국주의와 독재, 반인권 등 한국인들을 짓눌러온 근현대사의 아픔 속에서 태어난 민중신학은 한국에선 ‘비주류’이지만 서구에선 주목할 만한 한국신학으로 조명되고 있다. 아직도 서구신학을 무조건 따르는 ‘아류 서구신학’이 주류이자 정통으로 취급받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민중을 구원의 대상에서 구원의 주체로’ 세운 민중신학을 새로 조명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다시, 민중신학이다>와 <민중신학, 세계신학과 대화하다>가 동연출판사에서 나왔다.

<다시…>는 한국 1세대 민중신학자인 안병무, 서남동, 노정선 교수 등의 영향을 받은 소장 민중신학자들과 목사들의 관심과 고민을 담은 책이다. 강원돈, 강응섭, 권진관, 김영철, 김은규, 김종길, 김희헌, 류장현, 박일준, 이병학, 최형묵, 홍주민 등 12명이 참여했다. <민중신학…>은 미국 노스다코타대와 드루대에서 종교학과 신학을 가르쳤던 고 이정용(1935~1996) 박사가 세계 신학계가 민중신학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조명한 것을 연규홍 한신대 교수가 옮겼다.

이 두 책은 ‘우리에게 한국적인 신학이 있냐고 묻는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오늘날 ‘민중을 보기보다는 부자와 권력을 쳐다보며 부와 성공이 축복’이라는 신앙에 부응한 신학 풍토 아래서 민중신학의 동력이 많이 약화했지만 저자들은 새로운 민중신학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다시…>에서 조명한 민중신학의 선구자 죽재 서남동(1918~1984)과 심원 안병무(1922~96)는 돈과 권력과 성공과 개발이 ‘갈릴래야의 예수’를 대체하는 기독교 현실에서 용산의 철거민들과 실업자들과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한 소외된 민중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민중들과 함께 살았던 갈릴래야의 역사적 예수를 발견했던 서남동은 ‘하나님과 민중은 태초부터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어 가는 계약의 파트너’라고 말한다. 민중은 사회경제사적으로 가난하고, 억눌리고, 빼앗기는 계층이지만 실제로 생산을 담당하는 주역으로서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는 역사의 주체이며, 또한 성령론적으로 하나님과의 계약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회복하는 역사의 주체라는 것이다.

1973년 한신대에 한국신학연구소를 설립해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전초기지로 키워냈던 안병무는 전태일의 분신을 경험한 신학적 사건을 통해 그리스도에 의해서만이 구원받는다는 종래의 교리와는 달리, 민중을 통한 구원을 주창한다. 안병무는 예수가 민중과 연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민중을 통한 구원을 약속했고, 비민중이 민중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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